2016~2017시즌 현대캐피탈이 야심차게 영입한 캐나다 출신의 레프트 자원 톤 밴 랭크벨트(가운데)은 끝내 V-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채 시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사실상의 마지막 경기. 결국 최태웅 감독과 톤은 진한 포옹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캐나다)는 지난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5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해 2세트를 소화하며 7득점했다.
이날 경기는 이미 퇴출이 예고된 톤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서는 마지막 경기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달 17일 대한항공과 4라운드를 마친 뒤 “답이 나왔다. 기회는 줄 만큼 줬다”고 사실상 교체의 뜻을 밝혔고,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이 임박했다.
현대캐피탈이 자신을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를 찾는 가운데 우리카드와 경기를 앞두고 유관순체육관에서 만난 톤은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우리카드 전을 앞두고 만난 최태웅 감독도 “이상하게 톤이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최태웅 감독은 우리카드와 경기에 톤을 선발 출전시켰고, 그는 2세트 교체되기 전까지 7득점했다. 올 시즌 남자부 트라이아웃을 통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은 톤은 2016 한국배구연맹(KOVO)컵 3경기서 34득점, V-리그 27경기에서 348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비록 톤의 활약은 마지막까지 큰 만족을 주지 못했지만 이날 현대캐피탈이 1, 2세트를 내준 뒤 내리 3, 4, 5세트를 가져오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덕에 최태웅 감독과 현대캐피탈은 톤과 웃으며 이별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자 최태웅 감독은 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오늘이 고별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이별을 공식화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은 물론, '봄 배구'에서의 목표 달성을 위해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5라운드에 외국인 선수의 교체를 과감하게 결정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떠나는 톤, 빈자리는 빠르게 채운다
비록 큰 기대와 함께 영입한 톤과는 예상보다 일찍 이별하지만 빈자리를 오래 둘 수는 없다. 톤을 대신할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는 이르면 오는 9일 대한항공과 경기에 출전한다. 현재 선수와는 협상을 마쳤고, 소속구단과 협상이 마지막 단계다.
톤의 퇴출을 결심한 감독의 결정에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는 빠르게 후보를 찾아 나섰다. 유럽과 남미를 둘러보며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이들을 선별했다. 최종 낙점된 후보는 총 4명. 현대캐피탈은 이들이 속한 팀에 일제히 이적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선수를 내주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선수 평가액 이상의 이적료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했지만 해당 선수를 보유한 팀은 요지부동이었다. 선수를 내주지 않겠다는 그들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 과정에서 4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의 이적이 불발됐다. 이들 중에는 최태웅 감독이 가장 원했던 선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현대캐피탈은 마지막 남은 1명에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