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측은 1일 “대리인단 총사퇴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 대표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이날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총사퇴는 안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 직전이던 지난 25일 ‘3월 13일 전 선고 마지노선’을 제시하자 “중대한 결심” 발언을 하며 전원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던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 변론에서 “신청한 증인들이 대부분 불채택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대리인단 전원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청한 증인들이 대부분 불채택되면 절차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총사퇴 카드로 저지선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새 대리인단이 선임돼 기록을 검토할 때까지 탄핵심판을 중단시켜 심리를 지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 역시 사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10차 변론에서 이미 증인신문을 했던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을 “지난 번에 빠진 게 있다”며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박 대통령 측이 요구한 증인은 모두 15명이다.
반면,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오늘 출석한 모철민, 유민봉 증인의 증언도 대통령에게 절대 유리하지 않았다”며 “계속 증인신청을 둘러싼 논란으로 절차가 지연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전 교육문화수석인 모철민 프랑스 대사는 이날 변론에서 박 대통령의 ‘문체부 인사 찍어내기’를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전 국정기획수석인 유민봉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이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3월 13일 퇴임하는 이정미 재판관 후임 인선절차에 대법원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헌재 소장은 대통령에게 실질적 임명권한이 있지만, 대법원장 지명 몫의 경우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형식적 임명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더라도 두 달 후 대선이 치러져 재판관 공백이 길어진다”며 “7명의 재판관으로 운영되다 한 명이라도 사고가 생기면 헌재 기능이 마비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추위원단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원칙적으로 (권 위원장 말이) 맞지만, 걱정하는 것은 이정미 재판관 후임 임명절차를 기다리다 재판절차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