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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보복 '고려홍삼 휘청'…비관세 무역장벽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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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려홍삼질량표준' 개정안 추진, 사드 갈등 이후 대화창구 봉쇄

우리나라 고려인삼 수출 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중국이 6년근 고려홍삼에 대한 수입 기준을 강화하면서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고려홍삼 표준안 개정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근 사드 배치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협상 채널을 봉쇄하는 등 인삼 무역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진=스마트이미지)

 

NOCUTBIZ
가뜩이나 중국 시진핑 정권의 이른바 정풍(正風)운동으로 중국내 홍삼선물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높게 치면서 고려홍삼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 중국 시진핑 정권 '정풍운동'....중화권 고려홍삼 수출 급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삼류 수출액은 지난 2015년 1억55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억3300만 달러로 14.2%나 감소했다. 일본 수출은 늘었지만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수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이 7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3200만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일본이 3천800만 달러로 18.8%가 늘었지만, 중화권은 4100만 달러로 무려 41.4%나 급감했다.

이는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들어 선 이후 부정부패 척결, 이른바 정풍운동을 추진하면서 최고인기 선물이었던 고려홍삼의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고려인삼의 무역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국내 면세에서 판매된 인삼제품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국내 면세점 인삼류 판매액은 2억3700만 달러로, 지난 2015년 같은 기간의 1억7700만 달러에 비해 34%나 급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인삼류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가격이 2.5배까지 불어나지만, 여행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직접 구입하면 패키지관광 비용이 빠질 정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특히 중국여행객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인삼류 제품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 인삼이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 중국 고려홍삼질량표준....품질 보다 외형으로 평가

중국은 지난 2004년 ‘고려홍삼질량표준’을 제정했다. 여기서 최악의 규정은 고려홍삼에 대한 정의를 6년근 인삼으로 제한했다는 점이다

또한, 홍삼의 길이와 두께, 잔뿌리 상태 등 외형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홍삼의 품질을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인삼협회 관계자는 “중국이 표준을 만들 2004년에는 우리나라 인삼의 중국 수출물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6년근 최고 좋은 것만 골라서 수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이후에 중국 수출물량이 늘어났지만 국내산 6년근 인삼 생산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수출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인삼은 외형적인 것 보다는 사포닌 함유량 등 약효성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알리고 고려홍삼질량표준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 중국, 고려홍삼 기준 오히려 강화....비관세 장벽 쌓아 올려

중국 중검원(우리나라 식약처)은 우리 정부의 요구를 받아 들여 지난 2014년부터 고려홍삼질량표준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정부가 국내산 고려홍삼에 대해 계속해서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삼협회에 따르면 개정초안의 경우도 6년근 인삼만을 고려홍삼으로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행 표준은 인삼 주근의 길이를 7~15cm로 정하고 있는데, 중검원 개정초안도 바뀌지 않았다. 이에 농식품부와 인삼협회는 주근의 길이를 5cm 이상으로 정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삼협회가 국내산 홍삼시료 91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근의 길이가 5cm이상이 85%를 차지했다.

결국, 중국 중검원이 고려홍삼질량표준의 길이 규격을 현행대로 7~15cm로 고집할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홍삼의 절반 정도가 아예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중국은 이번에 고려홍삼질량표준을 개정하면서 뇌두 흔적을 3개 이상 남기도록 했다. 이는 기존에 없던 규정으로 오히려 강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삼협회 관계자는 “뇌두는 6년근 홍삼을 판별하는 기준이 못된다”며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6년 홍삼의 20% 정도가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 중국, 사드 보복....국내 인삼산업 중대 고비

그나마 중국 정부가 이처럼 왜곡된 고려홍삼질량표준 개정안이라도 추진했지만 사드 배치로 양국간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우리 정부와 아예 대화의 문을 닫아 버렸다.

인삼협회 관계자는 “중국정부에 공문을 보내고,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지만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발표한 이후 중국은 아예 무대응으로 나서고 있다”며 오히려 비관세 장벽을 더욱 높게 쌓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내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홍삼선물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 중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인삼산업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인삼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창고에 쌓여있는 인삼 재고물량은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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