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진=자료사진)
공정거래위원회는 '동물약국에 심장사상충 예방제 공급을 거절한 제약사'와 '동물약국에 공급하지 말라고 제약사를 압박한 수의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심장사상충 예방제는 현행 제도상 동물약국에서도 아무런 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는데도, 한국조에티스와 벨벳은 동물약국에 대한 공급을 거부했다.
심장사상충은 개‧고양이의 심장이나 폐동맥 주위에 기생하면서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기생충으로, 예방을 위해 매달 한번씩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투약해야한다.
심장사상충 예방제가 처방대상 약품에서 제외돼 동물약국과 도매상에서 수의사 처방없이 판매가 가능한 수의사 처방제 실시를 앞두고, 대한약사회는 한국조에티스와 벨벳 등 주요 3사 제품을 동물약국에도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국조에티스와 벨벳은 이를 거절했다.
당시 많은 대한약사회 회원약국들은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동물약국 개설을 준비해 동물약국 수가 2012년말 734개에서 2015년에는 3305개로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한국조에티스와 벨벳은 단순히 공급거절에 그치지 않고, 동물약국으로 유출되는 물량도 철저히 적발해 차단했다.
양사 영업직원들은 매일 관할지역 내에서 동물약국에서 팔리는 제품이 있는지를 감시했다.
유출이 의심되는 곳이 있으면 일반 고객으로 위장해 직접 제품을 구입하고 미리 표시해 놓은 비표와 대조해 유출경로를 확인한 후, 동물약국으로 빠져나간 물량을 모두 회수하고 유출된 동물병원에 대해서는 출고를 정지했다.
심지어는 인근 동물병원보다 싸게 판매하는 병원에 대해 공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고,
동물병원은 동물약국과의 경쟁압력에서 벗어나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었다.
레볼루션‧애드보킷의 동물병원 공급가(도매가)는 개당 5600~6600원 수준인 반면, 소비자 판매가격은 2~3배인 1만 4천원에 달하고 있다.
일부 물량이 유출되어 동물약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보면 동물병원 판매가격의 70% 수준인 1만~1만1천원에 불과했다.
그 덕분에 주요 3사가 꾸준히 8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3사의 독과점 체제가 고착화될 수 있었다.
이와함께 수의사 인터넷 카페 대한민국수의사(DVM : Doctors of Veterinarian Medicine) 회원 수의사들은 주요 제약사 및 판매업체를 상대로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동물병원에만 공급하고 동물약국으로 공급하지 말 것을 강제했다.
DVM 카페 내에서 심장사상충 예방제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의사들(700여명)을 모집하고, 이러한 공동구매를 빌미로 주요 3사에 대해 동물약국에는 공급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DVM 운영진 명의로 이메일을 보내 동물병원 밖으로 유출을 막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식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를 주도한 5명의 수의사에 대해 DVM 카페에 이름과 제약사에 불매운동을 한 강압행위 등을 적시해 한달동안 알리도록 시정명령을 받은 것을 공표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