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척 가고 월척 왔다' 롯데는 24일 황재균(오른쪽)의 샌프란시스코 계약 소식을 들었지만 대어 이대호와 계약 소식을 전했다.(자료사진=황진환, 이한형 기자)
'빅 보이' 이대호(35)가 친정팀 롯데로 복귀한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역대 최고액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는 24일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최형우가 KIA와 맺은 4년 100억 원을 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이대호는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꿈을 이뤘다"면서 "남은 것은 롯데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도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면서 "마음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에도 감사드리고 부산에서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지난 2001년 롯데 2차 1순위로 입단해 2011년까지 11시즌을 뛰었다. 2006년 첫 타격 3관왕에 오른 이대호는 2010년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등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 리그 통산 1150경기 타율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팀의 4번 타자로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이대호가 롯데 시절 사직구장에서 장외 홈런을 친 뒤 핸드프린팅 행사에 나선 모습. 왼쪽은 당시 강병철 감독, 오른쪽은 이상구 단장.(자료사진=롯데_
이로써 롯데는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택한 황재균의 공백을 차고 넘치게 메울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온 상황.
롯데로서는 황재균을 잃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를 얻게 됐다. 이대호는 일본에서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4년 통산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지난해는 미국 시애틀에 입단해 MLB에 도전했다. 스플릿 계약이었지만 당당히 빅리그 로스터에 올랐다. 비록 팀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주로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올 때 중용돼 104경기 타율 2할5푼3리(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가 가세한다면 롯데는 황재균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대호는 2010년 타율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타고투저 이전 시대의 성적이다. 올해 KBO 리그라면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이상은 너끈히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 리그를 경험하고 온 만큼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도 기대된다. 최근 스토브리그에서 투자를 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했던 롯데로서는 천군만마다. 롯데는 오는 30일 이대호의 입단식을 성대하게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