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BL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화려한 덩크를 시도하고 있는 창원 LG 김종규 (사진 제공=KBL)
21일 오후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스타들이 참여한 '복면가왕' 이벤트가 열렸다. '복면가왕'은 인기, 이미지 등의 편견을 깨고 오직 노래로만 승부를 보는 경연 형식의 MBC 인기 주말 예능프로그램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농구 올스타전은 기대만큼 재미는 없다는 편견이 깨질 수 있을까? KBL은 그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22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3대3 농구 경기가 열리고 슬램덩크 대회에는 정규 경기에서 팬들을 매혹시켰던 '덩커'들이 대거 참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올스타 이벤트의 백미' 올해의 덩크왕은?
지난 2년간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서부컨퍼런스 올스타가 이겼는지 졌는지, MVP는 누가 받았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NBA 팬이 얼마나 될까?
반면, 슬램덩크 대회 챔피언이 누구인지 모르는 팬은 거의 없을 것이다. NBA 팬이라면 잭 라빈(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이 2년동안 터트린 수많은 명장면 중 하나 정도는 금방 떠오를 것이다. 덩크 경연 대회를 괜히 올스타 이벤트의 백미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올해 KBL 올스타전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이벤트 중 하나는 역시 덩크 콘테스트다.
국내선수 부문에는 김종규(창원 LG), 최준용(서울 SK), 정효근(인천 전자랜드), 송교창(전주 KCC), 김현민(부산 kt)이 출전한다. 키퍼 사익스(안양 KGC인삼공사), 오데리언 바셋(고양 오리온), 마이클 크레익(서울 삼성), 찰스 로드(울산 모비스)는 외국선수 부문에서 경쟁한다.
올해는 덩크의 전문가들이 제대로 모였다. 특히 국내 선수들은 경기 중에도 틈날 때마다 림에 덩크를 꽂는 선수들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신인 포워드 최준용이다. 경복고 시절부터 남다른 운동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외국선수 부문은 시즌 내내 하일라이트를 장식했던 사익스와 크레익의 대결 구도가 관심을 끈다. 사익스는 마치 몸에 스프링이 달려있는 것 같다. 특히 두발 점프에서 탁월한 도약 능력을 자랑해 선보일 수 있는 공중 기술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크레익은 파워를 동반한 덩크가 주무기다. 워낙 재미있고 발상이 독특한 선수라 본 대회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들고 나올지 기대가 크다.
◇'개인기를 뽐내라' 올스타전 최초의 3대3 농구 이벤트
요즘 3대3 농구가 각광을 받고 있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미국에서는 인기 래퍼이자 배우 아이스 큐브가 3대3 농구 리그를 출범시켰다. 앨런 아이버슨 등 전설적인 NBA 스타들이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뜨겁다.
올해 KBL 올스타전에서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가 맞붙는 3대3 농구 경기가 열린다. 김선형(SK), 최준용, 김종규, 송교창이 국내 선수를 대표하고 크레익, 사익스, 바셋, 제임스 메이스(LG)가 외국 선수 대표로 나선다.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개인기와 점프력을 갖췄고 흥이 넘치는 삼성의 마이클 크레익은 올스타전을 빛낼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KBL)
지난 2012년 KBL 올스타전에서 1대1 이벤트가 열렸지만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3대3 농구는 어떨까. 농구를 좋아하는 팬들이 동네 코트에서 5대5 농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자주 하는 경기 방식이 3대3 농구다. 1대1보다는 팀 플레이를 조금 더 펼칠 수 있고 5대5보다는 개인기가 더 발휘돼야 하는 경기 방식이다.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의 대결 구도가 설정돼 있어 더욱 흥미롭다. 다만 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맞서야만 이벤트가 흥할 것이다. 설렁설렁 하는 플레이는 '노잼'으로 가는 지름길. 선수들이 팀 플레이에 주력해야 하는 정규 경기에서 발휘하지 못했던 개인기가 마음껏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올스타전 본 경기, 올해는 재밌을까?
올스타전 본 경기는 재미가 없다는 편견이 있다. 실제로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가 더 많았다. 아무래도 승부의 긴장감이 정규 경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사실 NBA도 마찬가지다. 올스타전이 재밌었다는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 3점슛이나 던지다 끝나는 경기를 끝까지 즐겁게 지켜볼 정도로 너그러운 팬들은 많지 않다.
KBL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 경기 중 하나는 2013년 경기였다. 후안 파틸로의 독무대로 기억되는 경기다. 선수들은 3쿼터까지 설렁설렁 경기를 하다 4쿼터부터 제대로 맞붙었다. 엄청난 시소 게임이었다. 4쿼터 종료 2.8초 전, 파틸로의 중거리슛이 터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당시 파틸로가 마지막 공격을 준비할 때 다수의 팬들이 기립해 마치 챔피언결정전을 보는듯한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NBA도 올스타전 본 경기가 재밌었던 시절이 있었다.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트레이시 맥그래디 등이 올스타전 무대를 누볐던 10여년 전, 양대 컨퍼런스 선수들은 4쿼터부터 진검승부를 펼쳤다. 자존심이 걸린 1대1 대결이 끊임없이 펼쳐졌고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패턴을 지시하기도 했다.
정규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최정상급 스타들이 모여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이 올스타전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다. KBL 올스타전은 올해도 시니어 올스타와 주니어 올스타의 대결 구도로 펼쳐진다. 지난 해에는 시니어 올스타의 노련미를 이겨내지 못했다. 올해도 형만한 아우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