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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서적 충격…30개 중대형 출판사들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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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1조원 부도와 맞먹는 출판계 충격, 해법 없어 막막

- 유통 선진화 위해 중대형 출판사 자기희생 필요
- 출판계와 인접 산업계는 집단 패닉 상태
- 정부 지원도 효율적이지 않아…절차 복잡, 예산 당겨쓰기
- 전문가도 알 수 없는 오리무중 한국의 출판유통구조
- 독자 편의성 최대화하는 출판유통 구조 개선 필요
- 30개 중대형 출판사 아직 묵묵부답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1월 18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동석 출판평론가

◇ 정관용> 얼마 전에 국내 2위의 출판도매상 송인서적이 100억 원 규모의 어음결제 막지 못해서 부도냈다는 소식 전해 드렸었죠. 그래서 이 때문에 출판사들이 참 어렵다고 했는데 정말 생각보다 더 어려운 모양입니다.

특히 소규모 출판사가 어렵다고 그래요. 문체부는 출판기금 50억 원을 저리로 융자해 준다, 현금 30억 원을 지원한다 이런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거 가지고 될까요. 좀 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랜만간에 출판평론가 장동석 씨 초대해서 이 문제 좀 집중적으로 짚어봅니다.

◆ 장동석>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출판도매상이 어떻게 일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 장동석> 출판사들로부터 신간을 공급 받아서 전국에 있는 서점으로 배분을 해 주는 거죠. 영업을 대신해 주는 그런 경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송인서적은 언제부터 시작했죠? 역사가 오래됐죠?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 뿐 기사 내용과 연관된 바 없음. (사진=자료사진)

 

◆ 장동석> 1959년 송인서림으로 처음 시작이 되었고요. 1990년대 후반까지 한 5, 6대 도매상. 하지만 IMF 당시에 굵직굵직한 도매상들이 다 부도가 났었거든요.

그때 이 송인서적은 출판사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서 당시 채권단이 회생을 결의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됐어요. 그런데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서적 뭐 불일듯 일어났지 않았습니까? 이 당시 인터넷서점이 출판유통의 절대 강자로 부상하면서 점차 이제 송인서적도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는데 관계자들 증언에 따르면 부도 이후에도 낙후된 유통시스템을 지속함으로써 현실 대응력이 떨어졌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 정관용> 송인서적에게 책을 넘긴 출판사들은 이제 돈을 받아야 되는데 부도가 났으니까 돈을 못 받는 거잖아요. 그렇게 피해를 입은 출판사가 무려 2000곳, 그런가요?

◆ 장동석> 여기서 출판사 현황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국내 등록된 출판사가 5만 개가 훨씬 넘어요.

◇ 정관용> 그렇게 많아요?

◆ 장동석> 하지만 실제로 활동하는 그러니까 1년에 대략 한 5권에서 6권 정도 신간을 출간하는 출판사는 대략 3000곳 정도이거든요. 그중에서 송인서적이 2000곳의 출판사와 거래를 했다. 그러면 출판사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라는 얘기였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장동석> 말씀하신 피해액을 살펴보면 일단 부도어음이 100억 원입니다. 그리고 출판사 잔고가 270억 원 정도로 확인이 됐고요. 도서 재고가 40만 권, 서점 채권이 210억원, 은행 부채가 59억 원.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1000억 원 규모 정도라고 보실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이 부도액만 보면 이게 100억 원 부도가 났지 않습니까? 일반 업계에서 생각할 때 100억 원 부도 가지고 뭘 그렇게 난리를 치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중소출판사가 대부분인 출판계에서 이것은 해운업계의 1조원 부도와 맞먹는 상황이다 이게 출판계 얘기가 아니라 출판사를 운영해 봤던 경험이 있는, 경력이 있는 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한 얘기예요.

◇ 정관용> 워낙 규모가 작은 출판사이기 때문에 한 1000만 원만 못받았도 휘청휘청한다. 그러면 중소형 출판사도 부도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장동석> 그렇습니다. 사실 2일에 1차 부도가 났고 지난 3일에 최종 부도 처리가 됐는데 지금 보름 정도 지났지 않습니까? 출판계에 충격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출판계뿐만 아니라 이게 작은 출판사들뿐만 아니라 인접산업, 그러니까 인쇄업체들, 제지업체들, 제본업체들 줄줄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출판계와 인접 산업계는 거의 집단 패닉상태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특히 대형출판사보다 중소형 출판사의 피해가 크다, 그 이유는 뭡니까?

◆ 장동석> 제가 여기서 쓴소리 하나 하자면 대형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가 많잖아요. 그리고 밀어넣는 신간도 많습니다. 일종의 지위가 돼요, 권력이 돼요. 이런 것을 이용해서 대형출판사들은 여지껏 도매상으로부터 어음결제를 받아본 일이 거의 없습니다.

◇ 정관용> 현금으로 받는군요.

◆ 장동석> 반면에 매출이 크지 않은 중소형 출판사 같은 경우는 당연스럽게 최대 6개월까지 어음을 결제를 받게 돼요. 이게 부도가 났지 않습니까? 송인서적으로부터 받을 금액은 사라졌어요.

그런데 송인서적에서 받은 어음을 가지고 인쇄업체라든가 제지업체라든가 이런 곳에 결제를 했단 말이죠. 이제 어음 만기가 곧 돌아오게 됩니다.

◇ 정관용> 맞아요.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 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장동석> 중소출판사들은 자체 영업망이 없기 때문에 지금 송인서적이 없는 상황에서 그러니까 송인에 영업을 일임했던, 송인 일원화라는 것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신간 영업도 할 수 없는 처지거든요.

◇ 정관용> 책도 내도 팔 수도 없고.

◆ 장동석> 거기다가 곧 돌아올 어음결제일이 산적해 있습니다. 결국은 앞 뒤 다 막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송인서적이 부도 날지 모른다는 것 출판계에서 전혀 몰랐나요?

◆ 장동석> 전혀 모르지는 않았어요. 불안불안 했습니다. 그런데 1차 부도가 난 것이 1월 2일 5시, 오후 5시인데요. 사실은 송인서적은 3시까지, 오후 3시까지도 지방 발송 등 평상시 업무를 계속해 왔어요.

◇ 정관용> 정상 업무를?

◆ 장동석> 이게 유추해 보면 물밑에서 임원진들이 부도를 막기 위해서 굉장히 애썼다는 것을 보여주거든요. 후문이지만 송인서적 임원들은 현재 집을 모두 판 상태입니다. 정리할 수 있는 재산을 모두 처분해서 부도를 막기 위해서 노력을 했어요.

이렇다 보니까 불안불안해하던 업체들도 연초에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하면서 좀 회피한 그런 상황들이 보입니다.

◇ 정관용> 사태가 심각하니까 정부도 대책을 냈습니다. 출판기금을 통해서 50억 원을 싼 이자로 융자해 준다. 30억 원은 현금으로 지원한다, 이것 갖고 될까요?

◆ 장동석> 일단은 정부 부처가 이렇게 신속하게 대응해 준 것은 출판계 일원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쓴 소리를 좀 하자면 일단 절차 문제가 좀 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라는 곳에서 저리로 융자를 해 주게 되었는데요, 50억. 1000만 원에 한 사람씩 보증인을 요구하고 있다는 후문이 있어요. 시간도 한 달 이상 소요가 되고요. 지금 당장 필요한데 거기다가 갖춰야 할 서류도 많고 절차 또한 복잡해집니다.

돈이 오가는 중요한 일인 것은 알겠지만 출판인들 사이에서는 고작 1000만 원 얻으려고 이렇게 복잡한 일을 해야 하느냐 이런 비판들이 굉장히 높고요.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 지원액은 원래 출판사들을 위해서 써야 할 돈으로 적립이 돼 있던 돈이에요.

◇ 정관용> 그렇지 않아도 지원 대상이었다?

◆ 장동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원되기로 되어 있던 걸 마치 추가로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낸다?

◆ 장동석> 그렇습니다. 정부도 마찬가지인데요. 15일에 부도피해액 출판계들의 책, 출판사의 책 제작비용 20억 원 그리고 도서구매비용 10억 원, 총 30억 원을 지원하겠다 이렇게 발표했는데 이것도 당겨 쓰는 겁니다. 예산을 당겨쓰는 것이지 긴급자금 지원이라고 볼 수 없어요.

◇ 정관용> 새로 편성된 예산은 없고?

◆ 장동석>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예산들이 진짜 써야 할 시기가 오면 이미 사용해서 없다, 이렇게 나올 수도 있고, 지금 정국이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될지 알 수 없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도매상 하나가 3000곳 출판사 가운데 2000곳이랑 거래를 하고 도매상 하나가 휘청거리면 출판사, 출판계 전체가 휘청거리고. 뭔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죠?

◆ 장동석> 그렇죠. 유통 시스템, 유통 구조에 굉장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돼요.

◇ 정관용> 다른 나라도 도매상 다 합니까?

◆ 장동석> 다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찌됐건 책이 출간되는 곳에는 도매상이 있다라고 봐야 되는데. 우리 와는 전혀 시스템이 다르다고 봐야겠죠.

◇ 정관용> 어떻게 달라요?

◆ 장동석> 미국의 경우는 자본지배력 때문이겠지만 거대도매상 몇 곳이 도매상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제가 이 중에 가장 참고할 만한 도매상 시스템은 일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일본은 오래 전부터 강력한 도매상 제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게 놀라실 텐데 우리나라는 5만여 곳 출판사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일본은 우리보다 인구도 많고 산업도 발달했는데 출판사 수가 5000개 내외예요.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40여 개 도매상과 거래를 하고 있는데 그중 2곳이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거든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해서 독과점 같은 부정적인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아요. 오히려 출판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조성을 위해 다양한 원칙들을 세워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우리는 온라인 서점의 경우에 대개 크고 작은 출판사가 각각 온라인 서점과 직접 거래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온라인 서점에서 공급하는 일원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출판계 지금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인 공급률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 할 필요가 없어요.

기준이 하나 딱 명확하게 세워져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런 도매상 시스템이 근간이 되기 때문에 출판사들도 마음놓고 책을 출간할 수 있고 거래할 수 있는,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우리는 그러면 어떻게 바꿔야 됩니까? 뭐부터 바꿔야 됩니까?

◆ 장동석> 사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어음결제 관행을 좀 바꿔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음결제 관행은 사실은 이것도 문제인데요. 위탁판매제도 때문에 생겨났어요.

그러니까 도매상은 출판사로부터 신간을 공급 받아서 각 서점에 배본을 대행하는데. 이게 일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탁을 받아서 영업을 대행해 주는 것이 거든요.

그러니까 출판사들은 모든 책의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급한 책 중에서 각 서점으로 나간 책, 그러니까 확실하게 팔린 것으로 간주되는 책에 한해서 만 결제를 받게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장동석> 당연히.

◇ 정관용> 안 팔리면 반품되고.

◆ 장동석> 그렇습니다. 당연히 도매상은 현금결제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정관용> 얼마나 팔질지 모르기 때문에.

◆ 장동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걸 바꿀 수 있을까요?

◆ 장동석> 바꾸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출판계 유통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말씀드렸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출판유통 전문가들도 한국의 출판유통 구조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 정관용> 전문가들이 모르면 그 내부자들이 모르면 어떻게 합니까? 밖에서 어떻게 고칩니까?

◆ 장동석> 너무 많다라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출판사는 인터넷 서점과는 대개 직거래를 하고 여타 지방 서점으로는 도매상을 이용하는데 도매상에서 또 지방 도매상을 이를테면 하청을 주는 방식 이런 방식이 종종 있어요.

◇ 정관용> 하청에 재하청, 이런 식으로?

◆ 장동석> 또 도서관 납품 등 이벤트성 도서판매는 제각각 구성된 밴더사들이 만든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장동석> 납품만 전문으로 하고 치고 빠지는 방식인 거죠. 이러니까 얼마나 어떻게 팔렸는지 출판사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실제로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초판 2000권을 출간을 했는데 회사에서는 출고가 다 됐어요. 그래서 출판사에 책이 없으니까 2쇄를, 인쇄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쇄하고 나마자마 뭉텅이로 반품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죠.

◇ 정관용> 한 1500권 반품.

◆ 장동석> 그렇습니다. 결국 낙후된 유통 구조가 오늘 출판의 현실을 그대로 말해 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출판사들이 자기들이 펴낸 책이 어디서 몇 권 팔렸는지도 제대로 모른다. 그걸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 장동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서적판매정보시스템 이른바 POS시스템 마련하자 이런 얘기 많이 하고 있거든요. point-of-sale system이라고 얘기하는데. 오래전부터 출판계가 논의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 정관용>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거?

◆ 장동석> 우리 마트에 가면 과자 하나 빠지면 자동으로 주문 들어가는 방식. 이런 방식을 출판계도 전체적으로 도입하자라고 오랫동안 논의를 해 왔는데요. 지금 기초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고 200여 서점이 활용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좀 참고해 봐야 될 것 같은데 일본은 한 20년 전부터 이 POS시스템, POS시스템을 벌써부터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본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나오고 있거든요. 즉각적으로 팔리는 책이 체크가 되기 때문에 모든 출판사는 팔리는 책에만 집중
한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런 또 부작용이 있다?

◆ 장동석> 팔리는 책 위주로 출간 계획을 세우고 마케팅하고. 결국에는 출판의 궁극적인 목적인 출판의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출판의 다양성을 가장 확보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
이거든요. 일본에서 이런 반성이 나오고 있다면 이 POS시스템에 대한 어떤 반성적 성찰이 분
명히 필요하고 그 반성적 성찰을 통해서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서적판매정보시스템을 무턱대고 도입해서는 안 된다?

◆ 장동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뭔가 조금 거기다가 장치를 더 추가해서 도입해야 한다 이 말이군요. 그리고 도서정가제도 그동안 계속 논란이었는데 이참에 그것도 손 봐야 됩니까?

◆ 장동석> 사실 송인서적의 부도를 도서정가제와 연관 시키는 것은 약간 무리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송인서적 부도는 출판계가 당면한 중차대한 사안이기는 한데 그것은 인터넷 서점 시대가 열리고 유통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변화를 모색하지 못한 송인서적을 비롯한 출판유통업체들 경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거든요.

거기에 출판사들이 조금은 안이하게 대처를 해 왔던 것이고요. 이것을 책을 할인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얘기한다면 저는 좀 고개를 갸웃거리고 싶은데요.

오히려 도서정가제를 강화하고 그 필요성을 독자들에게 더 알리는 일을 게을리한 출판계가 자성해야 된다는 거죠. 실제로 도서정가제가 시행한 지 2년이 이제 지났어요. 대개 도서정가제를 이제 출판사들은 지지하는 분위기인데. 그렇다면 이제는 독자들에게 도서정가제가 출판다양성을 확보하고 문화적 자성을 넓히는 일이라는 점을 실제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그리고 중요한 결과물인 책을 통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저는 이렇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또 어차피 사람들이 책을 안 읽기 때문에, 안 사기 때문에 결국 이 시장 자체가 줄어들어서 문제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도서, 책을 사면 그 돈에 대해서 일정 정도 세액공제 해 주자 이런 제도도 거론이 되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장동석> 단기적으로는 실효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좀 봐야 될 필요성이 있는데요. 그렇게 독자들을 창출하는 과정은 필요하죠. 하지만 독자들의 읽는 습관이 그리고 패턴이 변했어요. 종이책을 읽는 습관에서 이제는 뭐라고 할까요.

◇ 정관용> 모니터를 통해 휴대폰을 통해.

◆ 장동석> 그렇죠. 그러니까 출판도 이제는 종이 중심이 아니라, 그냥 종이책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을 좀 게을리하고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종이책이니 전자책이니 하는 유형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출판사가 생각하고 그리고 도서구매 이 세액공제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텐데 중요한 것은 제쳐두고 작은 것부터 당장 실효가 있는 것부터 실천하려고 하니까 좀 무리가 따르는 것
아닐까 싶어요.

◇ 정관용> 결국은 장동석 씨를 비롯한 출판계 사람들이 할 일이 많네요.

◆ 장동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결론을 좀 맺어주세요.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

◆ 장동석> 결국은 20년 전부터 출판 유통 선진화, 출판 유통 현대화 이런 이야기가 계속 있어 왔어요. 그런데 그간 출판계는 각자 도생했고. 정부는 산업적 영향력이 작다는 이유로 그
런 것들을 회피해 왔거든요. 원칙은 한가지라고 봅니다.

독자들의 편의성을 최대화하는 출판유통 구조로의 개선이죠. 독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책을 받아볼 권리가 있거든요.

◇ 정관용> 물론 있죠.

◆ 장동석> 그런데 지금 구조는 난마처럼 얽혀서 도대체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구조에 있습니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출판사들의 자기 희생이 조금은 필요해 보입니다. 어렵다고 봐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하지만 출판사들 특히 대형 출판사들이 이 부분에 협력해야만 올바른 유통구조를 만들 수 있고요. 양서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점을 각별히 유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 정관용> 대형 출판사들이 출판계 전체를 대변한다 이렇게 말할 수 없죠.

◆ 장동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들의 이해관계가 다르죠?

◆ 장동석>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들의 좀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이런 위기를 맞을수록 대형 출판계 전체를 대변하는 어떤 공익적 일을 해야 하는데 거기 지금 안 나서고 있는 거죠?

◆ 장동석> 그래서 몇몇 출판계 평론가들은 30개의 중대형 출판사들이 나서달라. 유통 선진화를 위해서 자기 희생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좀 보여달라, 큰 뜻을 보여달라 이렇게 주문하고 있는데. 아직 묵묵부답입니다.

◇ 정관용> 나서야 될 겁니다.

◆ 장동석> 계속 압박해야죠.

◇ 정관용>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장동석> 고맙습니다.

◇ 정관용> 출판평론가 장동석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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