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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무대에 선 해직언론인들 "박근혜 끄고 공영방송 켜자"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9차 촛불집회에 광화문구치소가 설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몰아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13만여 인파가 온기를 나누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열두 번째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본집회에 앞서 열린 사전행사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탄압으로 해고된 언론인들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공영방송이 바로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첫 발언에 나선, YTN에서 8년 3개월 전 해직된 현덕수 기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짓밟았습니다. 언론인을 기레기로 만들었습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물론 언론도 반성해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정권의 폭압과 강요에 못 이겨 진실을 왜곡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런 가운데서도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저희 해직 언론인들뿐만 아니라 각종 징계에 시달리면서, 취재 현장에서 매일 쫓겨나면서 끝까지 양심을 잃지 않고 싸우는 언론인들이 있다는 점만큼은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 기자는 "청산해야 할 것은 이명박근혜 정권에게 공영방송을 갖다 바친 언론 부역자들"이라며 "국민의 힘으로, 촛불의 힘으로 이들 언론 부역자들을 단죄하고 청산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주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라며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최소한의 양심에 입각해서 정권에 저항한 언론인들을 이명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탄압했는지, 그리고 누가 공영방송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그래서 왜 언론은 기레기라는 오명을 안게 됐는지, 그 생생한 현장의 기록들이 담겨 있는 소중한 영상입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이 영화에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MBC 해직 언론인 최승호 PD는 "사실 저는 4년 6개월 전 해고된 뒤에 뉴스타파에 와서, 시민 여러분이 도와 주신 덕에 마음껏 보도할 수 있었고, '자백'이라는 영화도 만들어 신인 감독도 됐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저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공영방송 안에 남아 있는 동료들을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 MBC 가시면 정말 나쁜 언론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MBC 1층에서는 지금도 훌륭한 기자, PD들이 피켓을 들고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켓을 든 곳에서 몇 십 미터 떨어진 곳에 스케이트장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 보시면 진짜 PD와 진짜 기자들이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티켓을 끊어주고, 문을 열고 닫는 일을 옛날 기자, PD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저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 공영방송의 감옥을 열어젖히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가져오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현재 공영방송 장악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습니다. 이른바 '방송장악방지법'인데, 이 법을 새누리당과, 그 새누리당에서 나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바른정당이 똘똘 뭉쳐서 막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잘 알아 두시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 이 법을 꼭 통과시키라고 압력을 넣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최 PD는 "제가 또 다시 출연한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라는 영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이번에는 감독이 아니라 배우입니다"라며, 끝으로 "박근혜 끄고 공영방송 켜자"는 구호를 시민들과 함께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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