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병국 바른정당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 교체'를 화두로 던지며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언한 것에 대해 13일 여권은 "적극 공감한다"며 환영한 반면 야권은 "옆에 서 있는 사람부터 교체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 선언에 후한점수를 줬다. 특히 패권정치 타파를 위한 개헌에 반 전 총장이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이며 패권과 기득권은 절대 안 된다는 말은 적극 공감한다"며 "낡고 후진적인 정치를 개혁하지 않고는 어떤 세력이 집권하든 국민을 실망시키고 집권세력조차 버림받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반 전 총장도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반 전 총장이 (패권주의 청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실천해나가는지 새누리당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정병국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국민 대통합과 약자 인권, 정치 교체를 선언했는데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세계의 사무총장으로서 10년동안 공직하다 들어온 사무총장에 대해 야당 지도부와 야권 대권주자들의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없다"며 "이런 옹졸한 정치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정치교체"라며 야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제왕적 패권주의와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도 타파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사회에) 맞지 않는 '87년체제'에 대해서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반 전 총장이 명확하게 하는 것만이 진정한 정치교체의 의지가 된다"며 사실상 개헌에 대한 의사표명을 촉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이에 반해 야권은 반기문 전 총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도왔던 인사들과 함께 한다는 점을 꼬집으며 "정치교체 전에 옆에 서 있는 사람들부터 교체하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10년간 나라를 망치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패권과 기득권을 마음껏 누렸던 사람들과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며 "반 전 총장이 지적한 그대로 우리나라를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간 사람들이 바로 반 전 총장 옆에 서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별한 비전도, 새로운 내용도 없는 어제 반 전 총장의 데뷔전은 실패했다"고 일갈하며 "정치교체 말했는데 정치교체보다 옆에 서 계신분들부터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본인이 개혁적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느끼고 있지만 그것만 갖고는 아직 모르겠다"고 평가를 유보하며 "주변에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새누리당 전직 의원이나 전직 관료 출신이 많다는 것 자체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본인의 출마의지부터 결단하고 여당 후보로 나올 것인지 야당 후보로 나올 것인지에 대한 입장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