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게 무엇이 중요하냐"며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1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귀국 직후 지지자들과 기자들을 만나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이 아직도 광장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고 있다. 개탄할 일"이라며 현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이룩한 국제적 위상은 그만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에 누워있는 것 알았다. 나라 갈가리 찢어지고 사회 부정으로 얼룩져 있다"며 "젊은이의 꿈이 꺾이고 불의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 총체적 난관"이라고 위기감을 상기시켰다.
이어 "국민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 패권과 기득권은 더이상 안된다"고 말해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을 에둘러 겨냥했다.
그러면서 "권력 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세계 일류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의지가 있다면 저는 분명히 제 한 몸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말씀 드렸다"며 "그분들이 말씀하신 '권력의지'가 남을 헐뜯고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는 것이라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고 말해 진정성을 강조했다.
귀국 즈음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저의 경험과 식견, 정치 참여를 통해 조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순수한, 소박한 뜻을 왜곡 폄훼하는 내용이었다"며 "공직자로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 점은 없다"고 각종 의혹들을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된다. 정쟁을 중단하고 국민 본래 뜻을 결의해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애국심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