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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언론인 다큐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오늘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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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95개관 확보… "영화 생명력은 관객들에게 달려 있다"

해직언론인 다큐멘터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 12일 개봉했다. (사진=인디플러그 제공)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언론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국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주요 인사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갈아치웠다.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사장도 빠지지 않았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명된 KBS 사장은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한 채 '불법 해임'됐고, 언론 특보를 맡는 등 친분이 있었던 이들이 YTN, MBC로 내려갔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방송은 장악할 의도도 없고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고 공언했던 박근혜 대통령 역시 '언론장악'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청와대의 언론통제는 이정현 녹취록, 김영한 비망록 등으로 이미 드러난 지 오래다.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려고 애쓰는 동안, '공정방송 사수'를 외치며 격렬하게 투쟁했던 구성원들 20여 명이 '해고'됐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잘린' 해직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감독 김진혁)이 오늘(12일) 개봉했다.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YTN과 MBC에서 부당하게 해직된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정권에 의해 진행된 언론장악의 구체적인 과정과 그로 인해 붕괴된 저널리즘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다. 특히 높은 공적책무를 지고 있는 공영방송의 몰락이 '기레기의 탄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오랜 시간 '공정언론 투쟁'을 주도하고 묵묵히 기록으로 남겨왔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운을 뗐고,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힘을 모았다. EBS '지식채널 e' 연출자로 유명한 김진혁 한예종 교수가 메가폰을 잡았다.

◇ 우여곡절 끝에 전국 95개관 상영 확정

권력이 탐탁치 않아 할 만한 주제여서였을까.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개봉 5일 전 확보된 상영관이 단 3곳에 불과했고, 개봉 2일 전에도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는 소수의 지역관만을 배당하는 등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배급을 맡고 있는 인디플러그의 고영재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멀티플렉스 상영 담당자들에게 공개 항의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개봉 첫 주 부터 심야상영만 배정된 극장이 있더라. 어떤 멀티플렉스 일반관은 아예 서울에 단 한곳의 상영관도 배정하지 않았다. 그것도 지역 극장 역시 하루에 2-3차례만 배정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그 어떤 시간표조차 배정하지 않은 멀티플렉스도 있다"며 "아무리 영화가 많다고 하더라도, 같은 영화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있다. 이미 청와대, 문체부, 국정원이 연결되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특정 영화의 제작·배급을 원천적으로 막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당연히 여러분은 현재 눈치 보실 필요 없다. 설마 아직까지 외압이 존재하나?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내릴 영화관들은 그냥 다 내려 주십시오! 상관없다. 영화가 아니라고 판단하시면, 그런 의견 역시 전 존중한다. 그런데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아예 버리고 싶은 영화를 마지못해 시간표 배정하는 듯한 태도다. 제발 안 그러셔도 된다"고 꼬집었다. 12일 개봉일 기준으로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전국 95개관 개봉을 확정지었다.

◇ "영화 생명력은 관객분들, 시민분들에게 온전히 달려"

김진혁 감독은 개봉을 몇 시간 앞둔 11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배급사 인디플러그에서 최선을 다해 총 95개관을 확보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영시간이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제 이 영화가 얼만큼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관객분들, 시민분들에게 온전히 달려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처음 만들 때, YTN과 MBC에서 투쟁 당시 촬영한 거친 영상들을 보며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을 받았었다. 지금이야 시국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처음 연출을 시작할 때만해도 언론 암흑기였다. 그 살벌한 분위기에 다들 쫄아 있는데 과거에 찍어 두었던 거친 영상들을 보니, 그 안에는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포효하는 해직언론인분들이 계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 포효는 제게 어떤 '전율'을 주었다. 그러다보니 영화엔 거친 영상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담기게 됐다. 그걸 관객분들이 좋아할지 아니면 싫어할진 당시에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런데 막상 개봉일이 다가오니 걱정이 되더군요. 매끄러운 영상에 익숙한 관객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겠구나..."라며 "그렇더라도 그 거친 영상 속에 담긴 언론인들의 포효하는 몸짓은 분명 관객들에게 제가 느꼈던 어떤 '전율'을 반드시 선사할 거라고 확신한다. 극장에 오셔서 그 에너지를 얻어 가시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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