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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떠날 뻔했던 사익스·밀러, 자존심 회복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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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안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덩크를 노리는 KGC인삼공사의 키퍼 사익스를 모비스의 네이트 밀러가 수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마커스 블레이클리에게 밀려 자리를 내줄뻔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안양 KGC인삼공사의 키퍼 사익스와 울산 모비스의 네이트 밀러다.

KBL이 지난 10일 블레이클리에 대한 모비스의 가승인 신청을 불허하면서 모비스는 이변이 없는한 밀러를 데리고 잔여시즌을 치른다. KGC인삼공사는 일찌감치 사익스를 블레이클리로 바꾸려는 시도를 했으나 무산됐다. 블레이클리가 협상에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블레이클리에 자리를 내주고 KBL 리그를 떠날 뻔했던 선수들이다. 이제 두 팀은 남은 선수들이 잘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사익스에 대한 믿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수비력의 발전이 고무적이다.

KGC인삼공사는 11일 모비스와의 홈경기 때 3쿼터에서 지역방어를 썼다.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이 서는 3-2 형태의 지역방어였다. 공격코트부터 상대를 압박하고 내려와 자연스럽게 지역방어을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수비 방법이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시도하기 어려운 수비였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가 1대1 수비는 나름 하는데 트랩(trap) 수비와 로테이션이 약하다. 그런 수비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는 시도할 수 있다. 김승기 감독은 "그동안 사익스 때문에 지역방어를 잘 못썼는데 이제 그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 3쿼터 때 수비를 보니까 이제 국내 선수처럼 수비 로테이션을 할 수 있다. 국내 선수와 같은 수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익스는 모비스전에서 약 23분동안 출전해 14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사익스가 풀타임을 소화한 2-3쿼터에서 모비스를 38-29로 압도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의 우승을 이끌었던 조 잭슨도 정규리그 중반까지는 천덕꾸러기에 더 가까웠다. 단신 외국인선수가 자리를 잡으면 매치업상 유리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사익스의 성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모비스의 밀러는 18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성공률은 47%. 2점슛 9개를 던져 6개를 성공했지만 3점슛은 8개 시도, 2개 성공에 그쳤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밀러에 대해 "조금씩 득점력이 살아나는 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밀러가 10점대 후반 득점을 꾸준히 올려주기를 원한다.

유재학 감독은 "밀러의 득점이 늘 10점대 초반이었는데 이번에는 전반에만 16점을 했다"며 "김광철이 앞선에서 잘해주기 때문에 밀러에게 골밑 플레이를 하도록 역할을 바꿨다. 볼 다루는 실력과 수비는 괜찮은데 외곽에서 너무 많이 던진다. 슛률도 안좋은데 안에 들어가 플레이하면 좋겠다. 습관 때문인지, 그 부분만 바꾸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최근 밀러와 면담을 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밀러가 지난 2경기에서 잘했다. 잘한 경기에서도 표정이 어두운 선수다. 그러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웃었다. 당분간 '밀러 기살리기'가 모비스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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