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기름장어'라는 별명을 가진 유력한 대권 후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기름장어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돌발상황에서도 능숙한 외교관을 지칭하는 말로 쓰일 수도 있지만 '요리 빼고 저리 빼며 잘 빠져나가는' 처신을 비꼬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볼까요? 그는 영어수재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웠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해 실제로 외교관이 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요직을 맡았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습니다. 연임하면서 10년 동안 유엔을 이끌었죠.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협정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외신들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nowhere man)', '투명인간(invisible man)'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남수단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는 일본 자위대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인터뷰한 내용은 논란이 됐고,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합의를 축하하며,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그간 발언과 행적도 검증대에 올라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고 새마을운동을 칭송했었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가결 이후에는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음양으로 도왔지만, 정작 서거 때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1985년 하버드 유학 시절,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전두환 정권에 보고했던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죠.
그는 300여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에는 침묵했습니다. 오는 14일쯤, 팽목항을 찾을 예정이라고는 합니다.
대통령 출마 자격도 논란거리인데요. 헌법과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해야 피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엔총회 결의 11호는 총장 퇴임 직후 정부직 맡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오는 12일 귀국 후 국립현충원 참배,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봉하마을 방문, 팽목항 방문 등 빡빡한 일정을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로도 비칠 수 있는 대목인데요. 그렇다면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증도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