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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인정한 조윤선…맞춰져가는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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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실행은 여전히 부인…특검, '윗선' 김기춘·조윤선 본격 수사 예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 사실상 인정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온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뒤집은 것이다.

조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초 그는 앵무새처럼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질문 중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만 나오면, "제가 위증 혐의로 고발됐기에, 그 문제(블랙리스트 질문)에 관한 개인적 견해는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입장임을 이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러한 조 장관의 답변 태도 때문에 청문회장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용주 의원(국민의당)이 다른 답변이 나올 때까지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건 맞죠"라는 질문만 4분여간 17차례 집요하게 반복한 것이다.

그 결과 조 장관의 입에서는 끝내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상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입증하는 답변이 나왔다.

그럼에도 조 장관은 "나는 (블랙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은 "(블랙리스트) 작성, 실행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다시 일관했다. 조 장관은 "특검 수사 결과를 통해 백일하에 밝혀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정무수석실 주도로 작성했는데, 조윤선은 모른다?

조 장관은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윗선'이라는 퍼즐은 조금씩 맞춰지고 있다. 그가 몸통으로 꼽히는 것은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하달됐다는 증언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최초 작성됐고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넘어가 관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이 문건이 정무수석실 주도로 작성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퇴임 직전(2014년 7월)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말한 유 전 장관은 "리스트 (형식) 이전에 구두로, 수시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조 전 차관이 블랙리스트 작성 출처를 묻자 "정무수석실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해 6월 신임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었다. 전임자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였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의 작성·압력의 배후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 등을 지목했다.

조윤선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어 근거가 없고,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곤 한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예를 들면 쉰들러가 홀로코스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건져냈다. 살려주는데, 쉰들러에 의해서 살아난 사람이 있다고 해서, 홀로코스트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특검, 김기춘·조윤선 소환 임박 …靑수석·장관 출신 등 4명 구속영장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종덕 전 장관은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2014년 8월~2015년 9월)하며 블랙리스트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상률 전 수석은 2014년 12월부터 작년 6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블랙리스트를 소관 부처인 문체부로 내려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관주 전 차관과 신동철 전 비서관은 2014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리스트 작성 실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들 외에 추가로 혐의가 드러나는 인사도 전원 처벌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이러한 행보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 등에 대한 본격 수사를 예고한 셈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두 사람을 차례로 직권남용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키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김 전 수석이나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단서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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