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CES 2017'의 화두는 단연 자율주행차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다.
올해 CES에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벤츠, BMW, 폭스바겐, 포드,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전 세계 10여개 완성차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하면서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CES에 참가한 현대기아차는 공식 개막에 앞서 세계 언론들을 대상으로 CES 행사장 주변에서 '아이오닉' 전기차 자율주행을 성공리에 시연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행사장까지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연하며 미래 자동차 개발에 의욕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 같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삶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행사장 부스에서 VR(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 가상운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 운전자를 차와 연결하는 건강 관련 솔루션도 공개했다.
◇ BMW, '집이 되는 자동차' 미래 제시…혼다, 스스로 감정, 의사 생성 '뉴브이' 공개
BMW는 신형 5시리즈 완전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 ' BMWi'를 선보이며, '차일 뿐 아니라 집이되는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BMWi 컨셉트카 뒷자석에 책과 태블릿 PC가 비치돼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한 운전자는 핸들을 잡는 대신 거실 소파에 앉은 것처럼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 특히 뒷좌석에서 영화를 재생하면 차가 알아서 조명을 어둡게 조정하고 블라인드가 내려온다.마이크로소프트(MS)의 개인비서 서비스 '콘타나'는 친구와의 약속장소를 정해주고 예약까지 해준다.
BMW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삶의 혁신에 촛점을 맞췄다. 클라우스 프렐리히 BMW 그룹 개발 담당 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i넥스트(iNEXT)'를 상용화하겠다"며 "운전자들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즐겁고 안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차안에서 어떠한 시간을 보내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BMW는 차를 우리의 가장 최고의 공간으로 만들고 이동 경험을 재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와 인텔, 모빌아이는 완전 자율화된 주행을 2021년까지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과 혁신적인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혼다는 CES에서 자율주행 전기차인 '뉴브이(NeuV)'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미래차 경쟁에 가세했다.
출퇴근용 자율주행 전기차인 뉴브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감정 엔진'을 탑재해 운전자와 교감한다. 감정엔진은 혼다가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코코로 SB'와 공동개발했으며, 기계 스스로 감정과 의사를 생성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기차업체 패러데이 퓨처는 첫번째 양산형 전기차 'FF91'을 공개했다.
SUV형태의 순수전기차인 FF91에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10개의 전후방 카메라와 13개의 측정 레이더, 12개 초음파 센서 등이 탑재됐다.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미국의 테슬라 최고급사양보다 0.11초 빠른 2.3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FF91에는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한번 충전에 608㎞를 주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통신, IT, 기계 등 첨단 복합기술의 집합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2017 CES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미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