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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알파고, 이세돌이 최후의 승자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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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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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판 알파고, 인터넷서 커제·박정환 등 세계 최고수 상대 60연승

 

알파고(AlphaGo)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한·중·일 바둑을 초토화하며 화려한 복귀를 예고했다.

최근 한국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바둑 기사들을 연파한 정체불명의 고수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타이젬에서 '마기스테르'(Magister)라는 아이디(ID) 이용자가 작년 12월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30전 30승을 달렸고, 한큐바둑에서는 '마스터'(Master)라는 아이디 이용자가 지난 2∼3일 20전 20승을 거뒀다.

마스터는 이벤트를 하루 연장해 지난 4일 10판을 추가로 뒀고 또 전승했다. 총 60연승을 달린 것이다.

상대는 세계 최강의 바둑 기사들이었다.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중국 랭킹 1위 커제, 일본 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을 비롯해 세계기전에서 내로라하는 각국 정상 기사들이 줄줄이 패배를 당했다.

마기스테르와 마스터의 정체는 알파고였다.

마스터의 추가 10국이 끝나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알파고의 새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시험하고자 최근 며칠 사이에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라는 아이디로 온라인 바둑 경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판 알파고가 딥마인드 연구진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허사비스 CEO는 "이번 대국의 결과와 교훈, 새 알파고의 성공적인 바둑에 기뻐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년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했던 알파고보다 더 강해진 것이다.

당시 알파고는 인간 대표인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누르며 바둑계에 충격을 줬다.

그러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허점을 간파당해 4국에서 버그를 일으키며 자멸, 1패를 당했던 것은 딥마인드 연구자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그 외에도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보며 보완할 점을 연구했고 지금까지 개선 작업을 펼쳤다.

바둑계는 이번 60번의 대국이 알파고의 '독무대'였다고 평가한다.

이번 대국에 참여한 박영훈 9단은 한큐바둑에 "초반 80여 수까지 실수 없이 바둑을 두었는데 형세 판단을 해보니 집으로 밀려 있었다. 두터움이란 추상적인 개념까지도 정확하게 집으로 포착하고 분류해내니 이제는 인간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안성준 7단도 "알파고는 모든 판을 압도적으로 이겨간다. 전에 4국에서 승리한 이세돌 9단 외에는 이긴 사람이 나올지?"라며 인간이 알파고를 이길 가능성을 적게 봤다.

만약 알파고의 연승 행진이 이어진다면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이긴 최후의 인간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바둑 기사들은 무력감보다는 샘솟는 도전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큐바둑의 하영훈 이사는 "대국에 참여한 기사들은 알파고를 실력이 센 한 명의 기사로 인정한다. 이들은 경쟁 상대가 나왔다는 점을 반긴다. 고수가 나타나면 더 이기고 싶어하는 게 바둑 승부사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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