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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좋아서 태극마크를 꿈꾸는 외인 라틀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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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좋아요. 그래서 태극마크도 달고 싶어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한국 귀화를 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습니다."

2012년 미국 미주리대를 졸업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NBA 진출에 실패했다. 작은 신장이 걸림돌이 됐다. 라틀리프는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와 모비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첫 직장이 한국이었던 셈. 그리고 모비스-삼성을 거치며 어느덧 5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다.

그런 라틀리프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태극마크다.

라틀리프는 새해 첫 날 KCC와 군산 원정을 마친 뒤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바로 "패스포트(Passport)"였다. 한국으로 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이상민 감독은 물론 삼성 관계자도 놀랐다.

농담이 아니었다. 라틀리프는 진지했다. 곧바로 이상민 감독, 그리고 삼성 구단과 미팅을 통해 확실한 귀화 의사를 전달했다.

이상민 감독은 4일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라틀리프가 아이도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의 정서를 좋아한다"면서 "진지하게 물어봤다. 필리핀 같은 귀화가 아니라 귀화 후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본인 의사는 확실했다"고 말했다.

라틀리프도 전자랜드전 후 "한국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첫 나라다. 뛰면 뛸 수록 여기에서 은퇴하고 싶다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면서 "미국보다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에 이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다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과 미팅에서 농담이 아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아니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에서의 활약으로 유럽 등에서 오퍼도 많았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오퍼를 거절하고 한국에 남았다. 한국이 좋았다. 한국 음식, 한국 사람 특유의 정 등이 라틀리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라틀리프는 "한 가지 이유를 꼽을 수는 없다. 여러 이유로 진지하게 생각했다"면서 "우선 한국에 대한 애정이었다. 여러 곳에서 오퍼가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계속 한국으로 온 이유가 있다. 한국 음식, 한국 사람의 정, 안전한 환경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처음 귀화를 생각한 것은 모비스 시절인 2014년 존스컵에 출전했을 때다. 당시 한국은 모비스가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라틀리프는 MVP를 받았다. 이 때 라틀리프는 "한국에서 은퇴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모비스 시절부터 삼성까지 함께 한 문태영 등 귀화 혼혈 선수들도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 1000경기 출전 대기록을 달성한 주희정도 라틀리프의 귀화를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라틀리프는 "혼혈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된 것은 사실이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다른 혼혈 선수도 똑같지만, 뛸 기회를 얻었다. 차이는 한국 피가 흐른다는 점"이라면서 "주희정이 1000경기 출전을 달성하는 것을 보면서 오래 한 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매년 옮겨다니는데 한 곳에서 오래, 좋은 기록을 쌓으면서 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도 힘을 실어줬다. 여자친구와 2015년 3월 한국에서 태어난 딸, 그리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까지. 라틀리프가 마음을 굳힌 힘이 됐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한국에서 태어난 딸. (사진=KBL 제공)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출전에 도움되고 싶어"

귀화 후 목표는 당연히 태극마크다. 아시아 정상은 물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인연을 맺지 못한 한국 농구의 올림픽 출전 꿈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

라틀리프는 "여러모로 기여를 하고 싶다"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아시아 우승을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올림픽 출전을 못한 지 오래 됐다고 들었다. 출전 기회를 얻어서 첫 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절차가 간단하지는 않다. 여자 농구 첼시 리 사건으로 더 힘들어졌다. 귀화 후에도 국내 선수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라틀리프는 "괜찮다"는 입장이다.

라틀리프는 "아직 젊다. 앞으로 선수로 뛸 날이 많이 남았다. 조급한 마음은 없다. 절차가 길어지더라도 기다릴 준비가 됐다"면서 "KBL에서 어떤 결정이 나도 받아들이겠다. 물론 선택권이 있다면 국내 선수 대접을 받고 싶다. 5년째 뛰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외국인 선수보다 한국에서 뛰는 선수로 느껴진다. 이왕이면 국내 선수 대접을 받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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