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지난달 30일 인사를 단행해 보도본부장을 교체했다. (사진=자료사진)
헌정을 유린한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당시 축소와 늑장 보도로 내부에서 '보도참사'라는 말까지 나왔던 KBS의 보도본부장이 교체됐다. 보도국장까지 달라질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는 지난달 30일 본부장 및 센터장 인사(1월 2일자)를 단행했다. 이선재 전 KBS미디어 사장이 신임 보도본부장에, 김순기 전 네트워크센터장이 신임 제작기술본부장에, 이완성 전 KBS시큐리티 사장이 신임 시청자본부장에, 양창근 전 네트워크센터 소래송신소장이 신임 네트워크센터장 직무대리에 임명됐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보도본부장' 교체다.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양대 노조가 지난달 29일 공동 선언에서 거듭 강조한 것은 보도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인영 보도본부장 및 정지환 보도국장 교체였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12. 30. "KBS 보도책임자 바꿔라, 이행 안할 시 쟁의할 것")
이선재 신임 보도본부장은 보도국 정치부 차장, 보도본부 워싱턴지국장, 보도본부 정치외교팀장, 정책기획센터 대외정책팀장, 비서실장, 보도본부 보도국 취재주간, 보도본부 보도국장, 광주방송총국장 등을 거쳤다.
KBS 이선재 신임 보도본부장 (사진=KBS 제공)
이 신임 본부장은 MB 정권 말기에 보도국장을 하면서 고대영 당시 보도본부장과 질 나쁜 보도를 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보도 공정성' 침해 여부나 구성원 간의 '소통' 측면에서 내부에서 거센 반발을 받은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기자는 "과거 보도 불공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유감을 표명한 적이 있다"며 구성원과의 소통 면에서도 꽉 막힌 인사는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기자 역시 "눈에 띄게 두드러지도록 기자들로부터 비난 당할 만한 행동을 한 인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구성원들의 요구대로 보도본부장이 교체된 만큼, 향후 보도국장까지 달라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지환 보도국장은 한겨레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이름을 밝힌 이후, KBS 기자들이 관련 보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취재 건의조차 묵살했다고 지목되는 인물이다. 내부에서는 이미 현재의 보도본부 수뇌부의 리더십은 붕괴됐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나, 보도국장 교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이 기자는 "(지금 상황에선) 국장을 교체하지 않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현 보도국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고, 다른 기자는 "현재 보도본부는 유지가 힘들 정도로 완전히 리더십이 붕괴됐다.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며 현 체제 유지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