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면서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비상식적 인사발령을 내는 등 이른바 '갑질'을 일삼은 경찰 고위 간부가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청은 최근 징계위원회 논의 결과, 김경원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총경에서 경정으로 1계급 강등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갑질' 파문이 적발된 김 전 서장은 지난 12일 총경 전보 인사에서 보직 없이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과로 발령된 상태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전 서장은 지난 4월 용산구의 한 재개발조합이 용역업체를 고소한 사건을 경제팀 소속 직원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려 하자 기소 의견 송치를 지시했다.
이 직원이 지시를 따르지 않자 김 전 서장은 그를 불러 거친 욕설을 한 뒤 파출소로 전출시켰다. 상관인 팀장도 팀원 급으로 징계성 인사 조치했다.
이를 놓고 논란이 일자 경찰청은 감찰에 착수, 김 전 서장의 폭언과 부당한 인사 조처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다만 김 전 서장이 사건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 이익을 챙겼는지 등은 감찰 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전보 발령에 결국 계급 강등까지 당하게 된 그는 대기발령 상태로 3개월을 보낸 뒤 새 보직을 맡게 된다.
'갑질 척결'을 내세운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총경급 간부가 경정으로 강등된 사례는 지난달 이원희 전 서울 방배경찰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원희 전 방배서장의 경우 직원에게 부인의 승용차 수리를 맡기거나 부당한 언행을 하는 등 갑질을 일삼다 지난달 경정으로 1계급 강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