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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고의침몰론'에 세월호 진실 가라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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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세월엑스' 통해 'AIS 항적 조작 29초 누락' 주장 정면 반박

(사진=다큐 '세월엑스' 영상 갈무리)

 

다큐멘터리 '세월엑스'를 통해 '세월호 외부 충돌론'에 불을 붙인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일각에서 제기된 '세월호 고의침몰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월호 고의침몰론은 '선박 자동 식별장치(AIS, 선박의 위치·침로·속력 등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 조작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직전의 AIS 항적이 고의로 29초 누락됐다는 것이다.

26일 공개된 '세월엑스'에서 자로는 "AIS는 오류가 거의 없는 최첨단 시스템인 것 같지만 사실 오류가 굉장히 많고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자로에 따르면, AIS는 한 명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듣기만 해야 하는 '무전기'와 같은 원리다. 채널 2개에 9600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인데, 각 채널은 물리적으로 1분에 2250개 데이터만 받을 수 있고, 9600bps는 1990년대 PC통신 모뎀 속도에 불과하다. 결국 AIS는 전파 충돌이나 데이터 지연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선박 밀집 해역일수록 심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항해항만학회의 2010년도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병옥 교수의 'AIS 슬롯 간섭에 의한 메시지 오류확률 분석' 논문에 따르면, AIS의 오류 발생 확률은 (밀집 선박이) 100척일 때 2.18%, 200척일 때 4.45%, 300척일 때6.70%, 400척일 때 8.93%, 500척일 때 11.12%에 이른다.

자로는 "세월호 AIS가 누락되기 시작했던 시각의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시스템) 관제영상에 잡힌 배를 직접 세보니 285척이었고, 화면에 안 잡힌 배들을 고려하면 최소 300척에서 최대 500척"이라며 "AIS 오류 발생 확률은 10%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그들(세월호 고의침몰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세월호 AIS 누락구간이 3개 더 있다'는데, 사실 AIS 누락현상은 매우 흔한 일이다. 실제 세월호 AIS 누락구간은 이보다 훨씬 많다"며 "세월호 AIS 항적에서 29초 이상 누락구간은 총 98곳으로 사고 직전에만 일어났던 현상이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국 "(세월호 고의침몰론의 근거인) 'AIS를 일부러 꺼서 29초가 사라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며 "(세월호의 AIS 누락은) 데이터 충돌이나 지연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 "참사 당시 엄청난 혈세 들인 시스템 무용지물…정부, 특정업체 밀어준 의혹 밝혀야"

(사진=다큐 '세월엑스' 영상 갈무리)

 

자로는 "세월호가 이미 쓰러진 시각에 해경 상황실 모니터에는 여전히 18노트로 가고 있는 (세월호) AIS가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건 AIS가 조작되거나 해킹 당한 게 아니"라고 진단했다.

자로는, 누락 정보를 복원한 ㈜GMT의 조기정 연구소장이 세월호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당시 "'(해경) 상황실'에서는 (AIS 항적을) 직접 받아서 전시하고 다른 기관들은 DB에 저장된 데이터를 연계해서 화면에 전시한다"는 말을 지적하며 "'해경 상황실'이 아라 'VTS'"라고 바로잡았다.

즉, "VTS는 AIS 기지국으로부터 AIS 원문을 직접 받아서 1차 저장 후 해수부 지콤스(GICOMS,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 전송하고, 지콤스는 이를 받아서 2차 저장 후 관계기관(청와대, 해경 상황실 등)으로 전송한다. 그런데 사고 당일 지콤스에 저장 지연 현상이 생기면서 해경 상황실에 과거 AIS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자로는 "지콤스에 저장 지연 현상이 일어났다면 세월호 사고 시각에 다른 배들 AIS도 누락현상이 있어야 한다"고 가정한 뒤, 세월호 사고 다음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입수한 '사고 해역 선박들의 AIS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배마다 AIS 기종이나 수신 환경에 따라 오차는 있을 테지만, 다른 배들도 AIS 누락현상(세월호 사고 시각에 1분 이상 누락 선박 약 46%)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고 결론 내렸다.

'세월호 고의침몰론'에 대해서는 "그들은 마치 세월호에만 AIS 이상 현상이 생긴 것처럼 얘기한다"며 "그런 주장을 하려면 다른 배들의 AIS에는 이상 현상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데, 정작 그들은 다른 배들의 AIS와 객관적으로 비교 검증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로는 "해경 상황실에서 제대로 된 AIS를 보지 못했던 사안은 AIS가 조작됐는지를 따지는 게 본질이 아니라, 엄청난 혈세로 구축한 지콤스가 세월호 사고 당시 완전히 무용지물이었다는 게 핵심"이라며 "해수부가 특정 업체에게 일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밝혀야 한다. AIS 조작 논란에 묻혀 너무 많은 진실이 가라앉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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