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 정조국이 승격팀 강원FC에 합류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국가대표 출신 이근호, 오범석 등을 영입하며 K리그 최고 화제의 팀으로 등극한 강원FC. 그들이 10번째 영입 선수로 정조국을 낙점하며 전력 강화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강원은 21일 리그 득점왕이자 최우수선수(MVP)로 꼽힌 공격수 정조국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강원의 영입은 그야말로 거침없다. 성남FC를 꺾고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한 강원은 지난 11일 제주에서 이근호를 데려오며 싹쓸이 영입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오범석, 김경중, 이범영, 황진성 등 총 9명을 영입하며 전 포지션을 강화했다.
공격적인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한 강원. 하지만 그들의 갈증은 여전했다. 그리고 정조국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데려와 선수단의 무게감을 한 층 끌어올렸다.
정조국이야말로 강원이 목표로 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낼 최적의 카드다. 올 시즌 광주FC 소속으로 뛴 정조국은 총 31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몰아쳐 생애 첫 득점왕을 차지했다. 적잖은 나이에 기량을 꽃피운 그는 MVP와 베스트11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런 정조국을 노리는 구단도 많았다. 국내 팀은 물론이고 해외 구단들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일본 현재 매체는 J리그 소속의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정조국과 접촉해 이적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계약 역시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승자는 강원이 됐다.
강원은 "조태룡 대표가 직접 광주로 내려가 광주 기영옥 단장을 설득했다. 정조국은 요코하마와 입단 계약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강원의 큰 그림을 설명해 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강원에 합류한 정조국은 "강원의 비전에 마음이 끌렸다. 최근 강원이 영입한 선수들의 면면을 확인하니, AFC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겠더라. 그래서 도장을 찍었다"라고 밝혔다.
◇ 이적시장 '태풍의 눈' 강원, '원 팀' 만들기는 숙제
성남FC 제압하고 승격의 기쁨을 맛본 강원FC. 제2의 QPR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력 다지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겨울 강원이 데려온 선수들을 보면 가히 놀라울 정도다.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근호와 오범석, 그리고 이범영, 김경중, 문창진 등 올림픽 대표팀 출신 선수들도 다수 포진됐다.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강원은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급부상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상위 스플릿 진출은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기존 선수들과 새 얼굴들의 융화 문제다. 강원의 돌풍을 이끌고 승격까지 일궈낸 선수들이 새로 영입된 선수들에 밀려 주전 자리를 잃게 되면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직력이 흔들리는 와중에 팀 성적까지 좋지 않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공격적인 영입이 팀 성적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잘 드러났다.
사업가 토니 페르난데스는 2011년 퀸즈파크레인저스(QPR)를 인수해 구단주로 올라섰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그는 2012~2013 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영입으로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과 지브릴 시세, 로익 레미(이상 프랑스), 조제 보싱와(포르투갈) 등 걸출한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팀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한 번 흔들린 조직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팀은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물론 강원은 QPR과 다를 수 있다. 분명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리그 초반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면 그들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강원에 필요한 것은 공격적인 영입보다는 조직력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맞출 시기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강원. 과연 어떤 모습으로 2017시즌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