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듀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왼쪽)와 최민정이 18일 2016-2017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나란히 2관왕에 오른 뒤 팬들이 건넨 팻말을 들고 인터뷰하고 있다.(강릉=노컷뉴스)
이 정도면 세계 여자 쇼트트랙을 씹어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쌍두마차 심석희(19 · 한체대)와 최민정(18 · 서현고)이다.
둘은 18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이날 올 시즌 첫 500m를 제패한 최민정과 전날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심석희가 김지유(화정고), 노도희(한체대)와 함께 나서 여자 3000m 계주까지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올 시즌 4회 연속 2관왕이다. 심석희는 4차 월드컵까지 한번도 1500m를 놓치지 않았고, 최민정은 1500m와 1000m, 500m까지 금메달을 골고루 따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들을 앞세워 3000m 계주에서도 모두 우승했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전망이 밝다. 심석희는 이미 2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3000m 계주에서 기적의 스퍼트로 우승을 일궜다. 최민정과 함께 최강 한국을 이끌 주역이다.
경기 후 심석희는 '전광석희' '쇼트 깡패'라는 팬들의 응원 문구를 안고 회견장으로 들어섰다. 심석희는 "(팬들이) 재미있게 잘 써주셔서 마음에 든다"고 웃었다. 이어 심석희는 "올 시즌 전 라식 수술로 안경을 벗었는데 운동할 때 훨씬 편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1000m 2차 레이스에서는 동메달을 보탰다. 심석희는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동메달도 값지다고 생각한다"면서 "끝까지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1500m보다는 1000m가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앞으로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민정도 '쇼트 일진'이라는 팻말을 들고 들어섰다. 심석희가 든 '깡패'라는 의미와 비슷한 뜻이다. "마음에 드냐"는 최재진의 질문에 최민정은 "모르겠어요"라고 웃으면서도 "좋은 뜻으로 써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4회 연속 2관왕을 이뤄냈다. 전날 최민정은 주종목인 1000m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500m와 계주를 휩쓸었다. 앞서 500m 뒤 최민정은 "어제 아쉬움을 털어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대회여서 의미가 있었다. 최민정은 "주종목이 아닌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또 지난 시즌에는 운이 좋게 500m 금메달을 땄는데 이번에는 조금 레이스가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 월드컵은 과정에 중점을 두는데 4회 연속 2관왕에 올라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