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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 집회 현장서 마주친 어느 청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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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종로 낙원악기상가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에 참겨한 사람들이 음향장비를 단 차량에 붙어 있는 대자보를 읽고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에 있는 낙원악기상가 초입에는 수십여 명의 노인들이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그곳에 서 있는 차량에 설치된 대형 음향장비에서는 "위대한 대한민국 일어나라" "대통령님 울지 마세요" "우리가 그 눈물 닦아 드릴게요"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이에 맞춰 노인들이 호응을 보내고 있었다. 차량 주변 테이블에는 '억지탄핵 원천무효' '선동탄핵 원천무효' 등의 글귀가 인쇄된 손팻말이 널려 있었다. 이날 안국역 인근에서 열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중계하는 현장의 풍경이다.

이곳 현장 한구석에서 쓴웃음을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두 청년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낙원상가로 악기를 보러 온 고3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서모(19) 군은 "신기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 사람들이 이렇게 모였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신기하면서도 이해가 안 되네요. 저희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제대로 이뤄지는 게 마땅하다고 여기는데, 이렇게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걸 보니 대단히 의아해요."

'이곳 현장을 보니 느낌이 어떤가'라는 물음에는 "답답하고 꽉 막힌 기분"이라며 말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기 위해 이렇게 모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로서는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그는 "촛불집회에 한 번 참가했다"며 "그때는 평화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여기는 뭔가 많이 격앙된 느낌이 있어서 (촛불집회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곳에 모인 어른들이) 조금 더 생각을 해보시고, 각자 컴퓨터도 한 대씩 갖고 계실 테니 관련 기사 검색도 많이 해보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니까 관련 정보를 적게 접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시국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을 테니까요. 여론을 조금 더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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