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두호 (이종격투기 선수)
보통 스포츠에서는 이긴 자만이 영광을 누리기 마련이죠. 그런데 지난 주말 링 위에서 펼쳐졌던 한 판의 멋진 결전에서는 패자도 빛났습니다. 그것도 아주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종합격투기의 최두호 선수입니다. 결과는 졌습니다. 졌지만 쓰러져도 일어나고 피범벅이 되고 나서도 다시 일어나는 그 오뚝이 같은 모습에 기립박수가 쏟아졌고요. 최두호라는 이름은 주말 내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종합격투기 최두호 선수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최두호 선수, 안녕하세요?
◆ 최두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고생 많았습니다. 지금 경기 끝난 지 나흘 정도 지났는데 몸은 괜찮으세요?
◆ 최두호> 저도 사실 많이 맞고 경기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에 많이 맞아본 건 처음이라서 어떨까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웃음) 조금 쉬면 다 회복될 것 같아요.
◇ 김현정> 다행이에요, 다행이에요. 지난 주말 화제의 격투전,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설명을 해 드리면 최두호 선수는 랭킹 11위의, UFC 데뷔로는 신예 선수입니다. 격투기 한지는 지금 몇 년 됐죠, 최 선수?
◆ 최두호> 격투기 시작한 지 8년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반면에 상대는 랭킹 4위의 미국의 컵 스완슨, 베테랑 선수였습니다. 이 최두호 선수의 평소 롤 모델, 우상이었다면서요?
◆ 최두호> 네. 그래서 매치가 성사됐을 때 엄청 기뻤어요. 그리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도 있었고요.
◇ 김현정>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떻게 있습니까? 랭킹상은 사실 차이가 나는데요.
◆ 최두호> 저는 원래 누구한테든 이길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스완슨 선수도 엄청 강하지만 이길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었어요.
◇ 김현정> 실제로 잘했어요. 1라운드, 2라운드 막 몰아칠 때 그때 기분은 어떻던가요? 야, 되는구나, 이런 기분이던가요?
◆ 최두호> 네, 정타도 맞추고 그때는 이길 수 있을 줄을 알았는데 뒤로 가니까 점점 더 스태미나가 떨어져서 더 많이 맞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코에서 막 코피나고 얼굴이 피범벅되고 쓰러지고... 저는 솔직히 속으로 말이예요. 최두호 선수 그냥 그만하지 그 생각했거든요. 맞는 게 너무 마음 아파가지고... 그런 생각 최두호 선수는 전혀 안 하셨어요?
(사진=SPOTV 중계 영상 캡처)
◆ 최두호> 네. 저는 몸이 말을 안 들어서 힘들었지만 정신만은 계속 싸우고 싶었고, 끝까지 언제든지 KO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와, 대단한 승부욕입니다. 소나기 같은 펀치가 몰아치는데도 오뚝이같이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최두호 선수 결국 졌습니다. 판정패를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최두호 선수를 향해서 그 캐나다인들이 ‘두호 초이, 두호 초이!’ 이렇게 외쳤나요. 기억나세요? 들렸어요?
◆ 최두호> 경기 중에도 들리더라고요. 정신이 없는데도 그게 들렸어요.
◇ 김현정> 들렸어요, 그게?
◆ 최두호> 네, 한국도 아니고 캐나다에서 그럴 줄은 사실 몰랐거든요. 벅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는데 뭔가 마음이 뿌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지고 나서 승자 인터뷰는 당연히 합니다마는 원래 진 선수들도 그렇게 링 위에서 인터뷰를 하는 거예요?
◆ 최두호> 아니요, 원래는 안 하는데 이례적으로 경기가 너무 화끈하고 이래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경기가 워낙 감동적이었기 때문에 링 위에서 진 선수한테도 마이크가 갔습니다. 그랬더니 최두호 선수가 뭐라고 했냐면 ‘이길 줄 알았는데 지니까 이런 기분이네요. 다시는 안 지겠습니다.’ 그러셨더라고요?
(사진=SPOTV 중계 영상 캡처)
◆ 최두호> 두 번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엄청 안 좋았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엄청 안 좋았어요? 최두호 선수. 비록 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워낙 화끈한 경기였기 때문에 검색어 내내 하루 종일 1위했고 귀국하니까 인기가 실감이 되던가요?
◆ 최두호> 사실 맨날 이기는 경기만 하고 왔는데 이기는 경기를 했을 때보다 이번에 졌을 때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안타까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경기가 너무 멋졌다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종합격투기 선수 최두호 선수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은 거친 스포츠잖아요. 좀 위험하기도 하고, 가족들은 좀 속상해하지 않습니까? 저는 제가 가족도 아닌데도 정말 마음이 아파서 끝까지 보기가 어려울 정도던데요?
◆ 최두호> 이번에 사실 제가 여태까지는 딱히 맞지 않았어요, 경기 때.
◇ 김현정>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 최두호 선수가 종합전적 1패였습니다, 딱 한 번밖에 진 적이 없는 선수. 계속 이겼잖아요.
◆ 최두호> 네. 그래서 여태까지는 몰랐는데 이번 경기 끝나고는 아무래도 어머니가 제일 마음 아파하고 그래도 잘 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최두호 선수. 앞으로 선수 생활에 목표가 있다면, 꿈이 있다면?
◆ 최두호> 결코 챔피언이 꿈만이 아니고 제가 그걸 증명해내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럼 한국 최초의 UFC챔피언 우리가 꿈꿔도 되는 겁니까?
◆ 최두호> 네. 일단 제가 바로 다음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믿음이 가게 그런 경기를 해내겠습니다.
◇ 김현정> 이야, 믿음이 갑니다. 최두호 선수, 믿음이 가고요. 사실은 요즘 울고 싶을 만큼 절망적인 국민들이 많아요, 우리나라에. 그런 국민들이 많을 때 최두호의 오뚝이 정신이 참 큰 감동이 됐습니다. 지치지 마시고요. 몸조리 잘 하시고요. 챔피언 되는 그날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최두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컵 스완슨 선수와의 승부로 참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화제가 됐었죠. 종합격투기 선수 최두호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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