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연설문 개입 의혹을 공식적으로 시인한 지난 10월 25일 첫 대국민담화에서도 최씨가 제작한 옷을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옷깃에 나뭇잎 문양의 자수가 놓인 보라색 차이나카라 자켓을 입었다.
2014년 11월부터 2년간 최순실 씨의 의상실에서 일해 온 디자이너 A씨는 14일 보도된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2,3차 대국민담화 때 옷은 대통령이 원래 많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라 분명하지 않지만 첫 담화 당시 박 대통령은 지난해 순방 때 자신이 디자인했던 옷을 다시 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대통령 해외 순방에 맞춰 한 번 순방 때마다 6~8벌 정도의 옷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달 정도 전에 순방 계획이 나오면 상대 나라가 선호하는 색, 국기 색 등을 고려해 디자인을 하고 옷을 만들었다. 빠듯했지만 맞춤 옷인 만큼 어떻게든 시일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재단하고 옷을 짓는 분들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며 일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A씨는 "한번은 순방 때 대통령이 깃 세운 옷을 입는 것이 관례에 어긋난다고 생각을 해 깃을 내려 디자인했던 적이 있었다. 그걸 청와대로 들고 들고 가더니 다시 깃을 올려달라고 수정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등이 좀 굽은 편이라 깃 세운 곳이 더 잘 어울린다고 본 것 같다. 내 입장에선 그걸 맞춰드리는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의상실 직원들은 2년간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4대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패턴사, 재단사, 미싱사, 저까지 해서 4명이 일했다. 급여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인데, 한 달에 200만원을 받았다. 4대 보험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도 않아 고용주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이 공간을 누가 마련한 건지도 알 수 없었다"며 "소장님이 최순실씨라는 것은 이번에 문제가 불거지며 알게 됐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일하기 시작하고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곳이니 말을 조심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끼리도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않았고 정 어쩔 수 없을 때 가끔 브이아이피(VIP)라는 단어를 쓰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상실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조차 알지 못했던 나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사태와 관련된 괜한 추궁을 받아 오해를 풀어야 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