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예정된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최경환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사진 = 윤창원 기자)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5시간 앞두고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탄핵을 저지하려는 친박계 의원들의 막판 흔들기가 이어졌다.
비박계도 "탄핵은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이라며 친박과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며 탄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의총에서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은 미리 작성한 입장문을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그는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사죄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대통령을 지켜봤던 저로서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었다"며 "지금도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방치하고 나몰라라하면서 최순실 일가를 챙겨주려 했다는 비난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순실 게이트 의혹 부인과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찬양'도 이어졌다.
그는 "박 대통령, 그는 당과 보수정치,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 곳이 길바닥이든 기름때 낀 바위틈이든, 손목이 으스러지든, 얼굴에 칼이 들어오든, 결단코 주저함 없이 우리의 맨 앞줄에 서서 20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살아온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기간 동안 단돈 1원도 자신을 위해 챙긴 적 없는 지도자"라며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탄핵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해다.
탄핵은 야당에게 동조하는 것이라는 탄핵 반대 논리도 폈다.
최 의원은 "정국 안정도 가져오지 못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탄핵에 여러분의 귀중하고 소중한 국가운명 결정권을 내던지려 하냐"며 "탄핵을 하고도 그냥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자들에게 우리가 백기 투항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되물었다.
최 의원은 의총에서도 이같은 논리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지도부도 박 대통령 보호에 가세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국정조사와 특검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왜 탄핵을 해야 하는지, 그 의도가 조기 대선에 이용되는 정략적 의도는 없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대한민국은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장의 분노를 국회가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국가적 혼란을 지혜를 모아 막아내자"며 탄핵 부결을 호소했다.
이정현 대표도 "대통령은 의혹에 대한 자신의 반론과 변론의 기회가 제대로 없었다"며 "우리는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영우 의원은 "작금의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 대통령의 문제이고 헌법의 문제"리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정치인의 책임 윤리와 동떨어진 대통령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새누리당 대통령이지만 우리 손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탄핵할 수 없다"며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탄핵은 가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정현 대표가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다"며 장시간 발언을 이어갈 때 중간에 손을 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예정된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비박계 권성동 의원이 발언을 신청하고 있다.(사진 = 윤창원 기자)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번 사안은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 위반이라는 중학생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결국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의원의 도리고 국민 80%도 탄핵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해명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통령은 여러차례 해명 기회가 있었음에도 하지 않고 검찰 수사도 받지 않았다"며 친박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탄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떤 말을 하든 이를 수용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양심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