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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체제 뿌리뽑고 KBS를 국민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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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양대 노조, '공정방송 쟁취' 총파업 출정식

8일 오후 2시,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 양대 노조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사진=황진환 기자)

 

다시 KBS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KBS 양대 노조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공정방송 쟁취'를 목표로 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8일 오전 6시부로 '공정방송 쟁취와 보도참사·독선경영 심판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및 인사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 이후 2년 반 만이다.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서울을 포함해 제주·부산·광주전남·창원·대구경북·전주전북·대전충남·청주충주·춘천강원 등 각 지역 조합원들이 참여해 총파업 결의를 다졌다.

KBS노조 이현진 위원장은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지난 4년이 40년 전 박정희가 통치하던 공안탄압, 종북몰이, 언론탄압이 난무하던 그 시절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며 "그동안 국민의 방송이라는 우리 KBS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 권력을 감시해야 할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부끄럽고 참담하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KBS에서 죽어도 안 되는 게 3가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수신료 인상, 지배구조 개선, 노조 통합. 죽어도 안 되는 것 이제 해 보면 안 되나"라며 "우리가 싸워서 이번에는 반드시 방송법 개정하자. 반드시 우리 KBS를 국민들께 돌려드리자"라고 밝혔다.

8일 오후 2시,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 양대 노조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양대 노조 위원장이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양대 노조는 함께 뭉쳐 싸워 낙하산 길환영 사장을 쫓아내고 잠깐 승리의 맛을 봤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며 "최근 폭로된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을 보면 KBS에서 길 사장이 쫓겨난 이후 청와대가 자기 수중에서 멀어져 간 KBS를 어떻게 다시 장악하려고 했는지가 낱낱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현재 고대영 사장은 보도본부장 시절 양대 노조가 불신임시켜 쫓아낸 인물이다. 그런 그를 청와대가 KBS를 다시 장악하기 위해 이사회를 통해 새롭게 내려보냈다. 고 사장이 지난 1년 동안 해 놓은 것이 무엇인가. 경영상태 0점,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 급기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보도참사를 일으켰다"며 "2년 반 전 세월호 유가족들이 주신 그 기회를, 우리가 다 못한 숙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 안의 박근혜 체제를 완전히 뿌리뽑아야 한다. 권력 굴종의 사슬을 끊고,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자"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6차 촛불 동안 2만의 촛불이 200만 넘는 촛불로 타올랐다.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건물, 리모델링으로는 안 된다. 다 헐고 새롭게 재건축하자는는 목소리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언론이 그때그때 제대로 보도하고 정부 정책에 대해서 잘못된 것을 잘못했다고 하고, 대통령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야기했다면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KBS 양대 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언론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날 것이다. 언론부역자들 청산해 내고 공정방송 공정보도 훼손하는 언론자유의 적들 반드시 청산할 것"이라며 "우리 이 싸움 승리할 수 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래서 굴종의 언론 역사 깨끗이 지우고 청와대 끄나풀들 정리하고 당당히 본래부터 주인인 국민에게 돌아가자"고 힘차게 말했다.

8일 오후, '공정방송 쟁취와 보도참사·독선경영 심판을 위한 총파업' 출정식에서 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KBS 부역자 청산'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KBS기자협회 이영섭 협회장은 "(언론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기자들은, 특히 공영방송은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했다"며 "우리가 파수꾼, 감시자 역할을 하지 못해서 국정농단이 일어났고, 200만 넘는 국민들이 나서서 촛불을 들었다. 이제 막다른 골목에 왔으니 공영방송 굴종의 역사를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강력하게 싸워나가자"라고 전했다.

KBS방송기술인협회 박종석 협회장은 "저는 KBS에 들어온 걸 자랑으로 여겼는데 지금은 너무 부끄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협회장은 "국정농단의 언론공범으로 규탄받는 저희 KBS 이대로 살 수 있겠나. 살기 위해서라도 '공영성 확립'은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KBS인으로서 자랑스럽게 들어왔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자랑스러운 KBS 물려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사장 선임제도 및 지배구조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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