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총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은 6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청와대의 출연금 요구와 관련해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강제적 성격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전경련의 대북비료 지원과 이번 미르‧K재단에 대한 출연금 모금의 차이를 묻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허 회장은 "비료 때는 전경련에 없었고 요번에 미르‧K는 청와대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기업하는 사람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출연 요청이 있다면 기업으로서 거절이 어려운 게 한국적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또 "미르·K 설립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데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메신저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다"고 말해 청와대의 직접 지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전경련 해체 요구에 대해서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있다는 점에 대해 회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해체는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총수들은 대가를 바라고 자금을 출연하지 않았다면서 한결같이 뇌물죄 의혹을 부인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무슨 대가를 기대해 출연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모든 사회 공헌에 출연할 경우 대가를 바라고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