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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떨고 있는 '농심'…방제대책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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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간 2차 전파 가능성, 또 다른 대규모 철새 유입 등 우려

이천과 안성 등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자 용인시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용인시 이동면에 위치한 거점소독시설. (사진= 구민주 기자)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의 거점소독시설.

마스크와 방역복으로 중무장한 방역 관계자들이 농민에게 다가가 연신 소독약을 뿌렸다. 농민은 신발까지 소독약에 적시고 몇 번을 털고 나서야 차량에 올라탔다.

축산농가를 오가는 차들은 소독시설 앞에 멈춰서서 아래와 옆으로 뿜어져 나오는 소독약으로 차량 구석구석을 씻어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 오신 분들은 무조건 기록을 해야 합니다."

하루 평균 30대. 초소 안에는 이곳을 지나간 차량들과 인적사항이 꼼꼼하게 적힌 기록들과 소독필증이 놓여져 있었다.

한 쪽에는 영하의 기온에도 밤 사이 이곳을 지키는 방역대원들이 쓸 담요와 난로가 자리했다.

용인은 인접지역인 이천과 안성에 이어 화성과 평택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면서 방역망 구축에 나섰다.

이천과 안성으로 통하는 이동면과 백암면 길목에 소독시설을 설치해 가축이동 차량과 사료차량, 축분차량 등을 소독하고 24시간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 발견된 AI는 고병원성 H5N6형으로 감염 이후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우리나라 곳곳을 이동하는 철새들로 인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이번 AI는 중국을 거쳐 오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분변을 뿌리고, 사람이나 차량 등에 묻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용인시 이동면에 위치한 소독거점시설에서 한 농민이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 구민주 기자)

 

농민들은 AI가 곳곳으로 확산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농민 이모(63)씨는 “농장 주변 저수지에 야생오리들이 많아서 걱정이 된다”며 "지금은 다들 만나는 것도 꺼려하고 아예 외부와의 접촉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 허모(57)씨는 "농민들 전체가 AI에 감염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일주일째 분뇨 등을 못 내놓고 있는데, 장기화 되면 경영 악화는 물론 농장의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AI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에 나섰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6일 최초 발생 이후 29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지금까지 24건이 AI 확진판정을 받았다.

발생 지역도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에 걸쳐 있으며, 이번 주말까지 살처분 된 닭과 오리 수만 300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충북 음성 등 밀집 사육지역과 경기 이천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농장간의 2차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역학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또 앞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장들의 근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장들의 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국대 수의학과 송창준 교수는 "농장에 드나드는 사람과 차량이 깨끗하게 세척하고 소독하는 등의 기본을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AI가 3차례 발생한 농장은 가금류를 못 키우도록 제재할 수 있는 방안 등과 소독약 사용에 대한 매뉴얼, 농장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감시 감독할 수 있는 체계 등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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