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에 연루돼 1일 구속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과 지인 간 금전 거래를 알선해주고 대가를 챙기는 등의 수법으로 30억원 이상을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를 새로 확인했다.
검찰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지난해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축공사 시행을 맡은 자신의 친구 S씨로부터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 회장에게 "문현금융단지 내 복합건물 공사를 맡은 친구에게 자금을 빌려주라"고 부탁했다.
이 회장은 거액의 수표를 현 전 수석을 통해 S씨에게 건넸는데, 이 과정에서 현 전 수석이 10억원 정도를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를 검찰이 확인했다.
S씨는 현 전 수석을 통해 이 회장에게서 빌린 돈으로 자금난을 해결했으며, 금전 거래를 알선해준 대가로 현 전 수석에게 10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건넸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S씨는 실제 빌린 돈보다 10억원 정도 금액을 부풀린 차용증을 써서 이 회장 측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S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현 전 수석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진술을 충분히 확보했고, 해당 공사와 관련한 공공기관 등지를 압수수색해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문현금융단지 2단계 공사는 1만2천여㎡ 땅에 지상 36층과 49층짜리 건물 2개 동의 복합건물(건축면적 18만3천여㎡)을 짓는 것으로 시행사 자금난으로 상당 기간 지연돼 오다가 지난해 8월 말 착공했다.
해당 건물들에는 오피스텔과 호텔, 상업시설, 뮤지컬 전용 극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이 회장과 다른 지인 간의 금전 거래를 알선해주고 거액을 챙긴 혐의도 포착했으며, 이런 수법으로 현 전 수석이 불법 수수한 금액이 30억원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초 2일로 예정됐던 현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당긴 1일 진행하려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현 전 수석을 강제구인하면서 "구속영장에 쓴 범죄사실과 다른 중대한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에게 수십억원대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하고, 2일부터 현 전 수석을 상대로 S씨 진술 내용 등을 들이밀면서 관련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전 수석은 "사업을 하는 지인이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어 이 회장과 금전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며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지인이 빌린 돈을 상환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사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