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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도 감탄한 여자농구 샛별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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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KEB하나은행의 가드 김지영이 11월3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WKBL)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는 여고생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청주 KB스타즈)의 데뷔 시즌으로 관심을 모았다. 부상을 당한 박지수의 데뷔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농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새 얼굴은 따로 있다.

1998년생으로 박지수와 동갑내기인 부천 KEB하나은행의 가드 김지영이다.

박지수와 동갑이지만 2월에 태어나 1년 먼저 프로에 입문한 김지영은 지난해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 전체 9순위로 KEB하나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군 기록은 4경기 총 1분40초 출전이 전부였다. 주전 가드들에게 밀려 코트에 설 자리가 없었다.

부상 재활 중인 신지현의 회복이 더디고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김이슬이 부상을 당하면서 김지영에게 기회가 왔다.

김지영은 자신의 시즌 4번째 출전경기였던 지난 14일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30분 가까이 출전해 16점 3어시스트를 올렸다. 기록보다 경기 도중 선보인 기술이 여자농구계에서 화제가 됐다. 유로 스텝에 이은 더블클러치 레이업을 성공시킨 것. 여자프로농구에서 자주 보기 힘든 고급 기술이다.

김지영은 이어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12점 5어시스트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는 8점 2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여자농구계는 김지영의 혜성같은 등장을 반겼다.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현역 시절 국가대표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날렸던 우리은행의 전주원 코치는 "김지영이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는 아니다. 인성여고 시절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박성배 코치도 "중학교 때부터 잘했던 선수"라고 거들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내가 눈이 삐었나 보다. 왜 그런 선수를 못봤을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그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장신 선수에 대한 수요가 더 컸기 때문에 김지영을 지나쳐야만 했던 사정이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요즘 여자농구가 선수 기근 때문에 걱정이 많다"며 김지영을 비롯해 최근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등장을 반가워했다.

위성우 감독은 "김지영이나 이주연(용인 삼성생명) 등 1년에 2~3명씩만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도 여자농구의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부터 패러다임을 바꿀 생각이다. 선수를 선발해 몇년간 육성한 다음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선수들은 당차고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예전에는 주눅든 선수가 많았는데 요즘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우리은행전에서 8점 2어시스트를 올렸다. 15점을 기록한 정상급 포인트가드 박혜진과의 맞대결에서는 판정패를 당했다. 그러나 "나는 잃을 것이 없다"는 각오로 당차게 맞붙었다. 화려한 스텝에 이은 레이업으로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을 것 같다.

김지영의 당찬 모습에 박혜진도 자극을 받았다.

박혜진은 "김지영 선수가 자신은 잃을 게 없어서 자신있게 한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봤다. 그걸 보면서 나는 뭘 지키려고 이렇게 자신없게 하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지킬 게 없더라. 나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있게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영 선수는 재간도 있고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지영은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많은 2년차 가드다. 그러나 나이에 걸맞지 않은 패기있는 플레이가 여자프로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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