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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중진 연출 · 박근혜 주연…임기단축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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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매달리는 '정치적 협상에 의한 조기퇴진'은 朴 거부 가능성

지난달 24일 오후 여의도의 한 외진 커피숍에 새누리당 서청원 최경환 유기준 원유철 홍문종 정우택 윤상현 의원 등이 속속 나타났다. 이들은 뭔가를 20여분간 심각하게 논의한 뒤 문건 하나씩을 들고 주위를 잔뜩 경계하며 서둘러 커피숍을 떠났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당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정국 수습책에 대해 "답답하다"며 "탄핵추진 말고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하는 개헌은 왜 안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임기단축 개헌을 공론화해야 하는데 안하고 있어 답답하다"고도 했다.

◇친박 핵심중진들 사전 모임에서 "임기단축 개헌하자"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 자료사진

 

이들 친박 핵심 중진들은 최근 2주간 거의 매일 만나 탄핵정국 수습책을 논의한 결과 임기단축을 위한 개헌이 최선의 방안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다음날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의 탄핵처리 일정에 동의해줄 수 없다면서 대통령 탄핵과 개헌의 동시 추진을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서청원 최경환 정갑윤 홍문종 유기준 윤상현 의원 등은 다시 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했다.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는 바로 다음날인 29일 나왔다.

‘대통령직 임기단축’에 대해 친박계는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곧이어 정치권에 개헌논의 착수를 촉구하면서 속내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30일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겼기 때문에 국회에서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현명하게 의견을 모아서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은 당 지도부에 “야권의 개헌주장에 힘을 보태달라”고까지 말해 박 대통령에 대한 28일 ‘명예퇴진’ 건의와 박 대통령의 ‘임기단축’의 속내가 개헌에 있음을 드러냈다.

친박 핵심중진들의 모임을 통해 ‘임기단축용 개헌’을 수습책으로 결정하고 박 대통령에 이를 건의해 박 대통령이 다시 정치권에 공을 던진 셈이 됐다.

◇야3당 비박, "당장 개헌은 안돼"...조기퇴진 협상은?

새누리당 유승민, 김성태, 정병국 의원 등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기자

 

그러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계가 요구하고 있는 ‘임기단축을 위한 개헌’은 야당과 비박계에 의해 거부당했다.

비박계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이 사퇴시한을 내년 4월말로 제시할 것을 촉구하면서 임기단축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며 일축했다.

문제는 비박계가 박 대통령의 수용 가능성이 적은데도 박 대통령 조기 퇴진에 관한 여야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수용 가능성이 적은 것은 ‘법 절차’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법 절차에 의한 퇴진’은 하야와 탄핵, 개헌 세가지로 제한된다. '법 절차에 따른 임기단축'은 탄핵과 개헌 뿐이다.

여야가 협상을 통해 박 대통령의 4월 말 퇴진선언 및 2선 후퇴, 거국내각 구성, 조기대선 일정 등을 결정하더라도 박 대통령은 이를 '법절차에 맞지 않다'며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미 박 대통령이 총리 국회추천을 요구하기 전 정국수습 방안으로 제시됐던 2선 후퇴 요구 등에 대해 위헌이라며 거부한 바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4월 말에 퇴진하기로 하고 거국내각 총리가 전권을 행사하기로 정치적 타협을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군 통수권 등을 행사하려 할 경우 이를 제지할 법적 근거도 없다는게 헌법학자들의 견해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도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헌법이 정하는 사퇴는 즉각적인 사퇴이지, 사후에 몇 달 지나고 나서 어떤 일을 한 뒤에 사퇴 하겠다 하는 조건부나 제한부 사퇴는 안 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조기퇴진' 합의해도 위헌 논란에 박 대통령 거부 가능성

이런 점 때문에 '정치적 합의'에 의한 임기 단축 방안에 대해 야권은 “여야 협상은 없다”고 단박에 가능성을 닫았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비박계는 先 조기퇴진 협상 後 12월 9일 탄핵안 처리를 전략으로 "탄핵 의결정족수 확보에는 차질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가결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보는 등 탄핵안 처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심지어 이정현 대표는 "그 사람들(야당)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며 탄핵 저지를 장담하기까지 했다.

야당도 2일 탄핵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9일 처리를 대비하고 있지만 비박계의 '조기퇴진 협상' 요구를 강력 거부할 경우 표 이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김무성 전 대표는 장시간 침묵하고 있다.심지어 전날 의원총회와 비상시국회의 회의 장소에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이 될 권성동 의원도 "자진 사퇴를 하겠다는데 야당이 지금 당장 탄핵하자는 건 반대"라고 말했다.

친박 핵심들이 기획하고 박 대통령이 던진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두고 탄핵 돌입시까지 1주일 가량 정치권에 긴장 수위가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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