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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6편, 인종차별 속살을 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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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영화, 담다 그리다 비추다: 이민, 인종주의 그리고 다문화 사회'

 

영화 <폴링 다운="">의 경우 주인공이 프리웨이에 자동차를 두고 언덕을 넘어 들어간 곳은 십 년 동안 살고 있던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아니었으며 백인 남성이 지니고 있던 아메리칸드림의 좌절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질적인 공간이었다. 그곳은 1970~80년대 진행된 도시 재구조화의 결과 무례한 아시아 상인, 폭력적인 라티노 갱, 사악한 네오나치주의자, 지저분한 홈리스 등이 뒤섞여 살고 있는 공간으로서 백인 주인공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미국에 존재하는 미국의 타자였다. 다시 말해, 낯선 사람들에 의해 탈영토화된 로스앤젤레스였다. -본문 <폴링다운> 에서

신간 <영화, 담다="" 그리다="" 비추다="">는 이주와 인종차별을 다룬 16편의 영화와 홀로코스트 영화를 중심으로 문제들을 고민한다.

영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는="" 대처주의의="" 정치적ㆍ경제적="" 의미와="" 더불어="" 중간계급으로="" 성장해가는="" 파키스탄="" 이민자들과="" 영국="" 노동계급의="" 갈등="" 관계를="" 드러낸다.="" 한편="" 〈증오〉는="" 방리유라는="" 사회적ㆍ경제적="" 공간의="" 특수성을="" 보여주면서="" 파리="" 밖에="" 거주하는="" 이민자="" 집단에="" 대한="" 파리지앵들의="" 차별="" 어린="" 시선에="" 담긴="" 역사적ㆍ사회적="" 의미를="" 전한다.="" 특히=""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외국인="" 노동력의="" 사회적ㆍ경제적="" 의미와="" 함께="" 이들이="" 독일="" 사회에서="" 경험하는="" 소외와="" 차별,="" 이로="" 인한="" 심리적="" 고통과="" 물리적인="" 상처="" 등을="">

이 분석들은 각각 1980년대 영국, 1990∼2000년대 프랑스, 1970년대 독일 사회에 나타나는 이민자들과 주류 사회의 갈등 양상을 파헤친다.

〈갱스 오브 뉴욕〉과 〈폴링 다운〉은 기존 관점과는 다르게 ‘인종 관계’에 접근하면서 인종주의 분석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 〈갱스 오브 뉴욕〉은 역사 속에서 미국 내 인종 관계가 표출되고 변주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갈등의 중심축인 백인과 유색인의 분쟁을 백인들 내부의 분열로 옮겨 인종주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다. 〈폴링 다운〉 역시 기존 방향과는 다르게 인종주의에 접근한다. 〈갱스 오브 뉴욕〉에서와 마찬가지로 백인성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인종주의를 파악하려 한다. 즉 인종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적 표상으로 고정된 차별받는 흑인상이 아니라, 도시의 변화와 유색 인종의 급증으로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백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포착한다.

<기품 있는="" 마리아="">는 마약 밀매에 가담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콜롬비아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른바 ‘마약노새’가 될 수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주 요소로 작용하는 빈곤과 범죄의 사슬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칠판>은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쿠르드족의 이야기다. 영화의 제목은 전쟁으로 학교가 폐쇄되자 칠판을 등에 메고 이란과 이라크 접경 지역으로 학생을 직접 찾아 나선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즉 칠판은 소수민족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절박한 과제인지를 드러낸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중국인입니다>는 1917년 러시아혁명의 여파로 중국으로 망명한 백군파 러시아인들과 중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들이 양국의 경계 지역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영광의 날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프리카="" 출신="" 군인들이="" '프랑스인="" 되기'와="" '식민지인으로="" 머물기'="" 사이에서="" 고민하며="" 정체성="" 갈등을="" 겪는="" 내용을="" 다룬다.="">

<불의 전차〉는="" 유대인이었던="" 실존="" 인물="" 해럴드="" 에이브러햄스와="" 유대인을="" 바라보는="" 영국="" 사회의="" 시선을="" 분석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재현을="" 논한다.="" 이를="" 통해="" 유대인으로서="" 지향해야="" 할="" 저항과="" 영국인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동화=""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 관계의="" 의미를="" 파악한다.="" 〈라운드="" 업〉과="" 〈바시르와="" 왈츠를〉은="" 반유대주의의="" 역사성과="" 의미를="" 새롭게="" 고찰한다.="" 두="" 편의=""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반유대주의의="" 희생자이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유대인의="" 양면성을="" 보여주면서,="" 희생자="" 담론에="" 매몰된="" 유대인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의="" 탈피를="" 시도한다.="">

이주사학회 기획, 신동규 엮음 | 에코리브르 | 436쪽 |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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