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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朴, 대면조사 또 거부…시간끌기에 변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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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약속 저버리더니 "특검 일정, 변론 준비" 또 궁색한 변명

지난 4일 대국민담화 발표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세번째 대면조사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검찰의 대통령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내달 초로 예정된 특검 체제에서 박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던 국민과의 첫 약속을 뒤집은 데 이어 줄곧 거짓말과 시간끌기, 변명까지 더해가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검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대국민 약속 역시 언제 뒤집힐 지 모르기 때문이다.

◇ 검찰 첫 요구에 "변론 준비 필요"

검찰이 박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대면조사를 요구한 건 지난 13일이다. 당시 검찰은 "박 대통령을 늦어도 15~16일에 조사할 것"이라며 "대면조사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 기소 전 반드시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박 대통령은 변호인의 법리 검토 등을 이유로 결국 응하지 않았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를 앞둔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15일 오후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을 신속히 수사해 대통령 관련 의혹 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으로서 기본적인 의혹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원칙적으로 서면조사가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한다면 당연히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가 흡사 검찰 수사를 직접 지휘하는 듯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데다 변론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대면조사를 미루자, "시간끌기", "변호인이 청와대 대변인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세간의 지적에도 박 대통령 측 입장 변화는 없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두번째 요구 무시하며 시간끌다 '공범' 적시에 조사 거부

검찰은 기자회견 당일 재차 "내일(16일)이 어렵다면 목요일(17일)도 가능하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김수남 검찰총장까지 나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조사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하지 못한 채 지난 19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다만 박 대통령을 이들 범행의 '공범'으로 적시하고, 박 대통령을 기존의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변경해 입건했다.

그러자 유 변호사는 이날 즉각 입장을 내고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증거를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뒤 자신들이 바라는 환상의 집을 지은 것"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검찰 수사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정부 수반인 박 대통령이 법무부 소속 검찰을 무시하는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 시일을 늦추며 '정치적 셈법'에 따라 수사를 지켜보다, 공소장 공범 적시와 피의자 신분 전환 상황을 마주하자 아예 검찰 수사를 외면하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세번째 요구에는 "특검 일정 때문에 어려워" 변명 일색

검찰은 지난 23일 세 번째로 박 대통령 측에 오는 29일까지 대면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 변호사는 28일 오후 "대통령께서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을 마련하고 내일까지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또 불응 의사를 밝혔다.

이어 "변호인도 어제 검찰에서 기소한 차은택 씨와 현재 수사 중인 조원동 전 경제수석 관련된 부분의 준비를 감안할 때 검찰이 요청한 29일 대면조사에는 협조할 수 없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변론 준비, 검찰 수사의 공정성 등 갖은 변명으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며 시간끌기 전략을 펼쳐온 박 대통령 측이 이번에는 특검 임명 일정까지 언급한 것이다.

유 변호사 역시 "차씨와 조 전 수석 관련 준비를 감안해야 한다"며 변론상의 이유를 더하는 일을 빼놓지 않았다.

야당이 오는 29일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게 되고 내달 2일 특검 활동이 시작되는 일정상 검찰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대면조사 요구를 한 것이었지만, 박 대통령은 거부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필요성을 인정한 대면조사를 끝내 거부한 박 대통령은 거짓말과 시간끌기, 변명을 이어가며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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