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안치환 (사진=자료사진)
가수 안치환이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현 정권에 대해 "빨리 끝장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가수 안치환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5차 범국민행동'에 참석했다. 수많은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그는 "박근혜는 물러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안치환은 무수히 많은 촛불을 보면서 "저는 제 음악 인생에서 가장 귀중하고 소중하고 아름답고 부담스럽지만 영광스런 무대에 서 있다. 지금까지 제가 전 세계에서 봐왔던 그 어떤 바다보다도 아름답고 평화롭고 숭고하고 엄격한 이 촛불의 바다가 제 눈앞에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해발 4000m 이상인 킬리만자로에 다녀왔던 경험을 얘기하며 "저도 고산증으로 죽을 뻔했지만 그때 저 비아그라 쓰지 않았다. 그냥 아팠다. 시간이 되면 해결됐다"고 밝혀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발기부전증 치료 목적으로 주로 쓰이는 비아그라와 유사품 팔팔정을 구입한 것이 드러난 청와대의 현 상황을 신랄하게 꼬집은 것이다.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치환은 "거긴 해발 4000m 이상이었다. 도대체 왜 그 산에도 안 가는 사람(박근혜 대통령)이 비아그라가 필요했을까? 왜 우리 세금으로 그런 걸 구입했을까? 정말 궁금하고 조금 야릇하고 정말 민망하고 창피해 죽겠다"고 전했다.
안치환은 "우리가 외신에서도 보도하듯 이렇게 평화롭고 전세계에서 가장 폼나는 비폭력 시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시간 끌다가 더 초라하고 처참하게 끌려나오기 전에 인간답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면서 퇴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빨리 끝장내야 한다. 빨리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사람'을 '하야'로 바꿔 부르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은 안치환과 함께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을 따라 불렀다.
26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본대회가 끝난 후 시민들은 이미 신고된 9개 경로로 행진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