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이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 V-리그 2라운드에서 개인 통산 3000득점을 달성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캐피탈 주포 문성민이 통산 3천 득점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그래도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2-3(23-25 25-16 25-21 18-25 9-15)으로 무릎 꿇었다.
문성민은 이 경기에서 20득점을 추가해 개인 통산 3천 득점을 넘어섰다. V-리그에서 역대 9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가빈, 안젤코, 레오)를 제외한 토종 선수로는 역대 6호다. 문성민에 앞서 이경수(은퇴), 박철우(삼성화재), 김요한(KB손해보험), 신영수, 김학민(이상 대한항공) 등이 달성했다.
문성민은 184경기 만에 기록을 달성하면서 이경수(196경기)를 넘어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을 새로 썼다.
문성민의 파괴력 있는 공격은 경기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1세트에서 팀 내 최고인 6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 점유률(45.16%)을 가져가면서도 42.86%로 준수한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2세트에서 주춤한 문성민은 3세트에서 다시 힘을 냈다.
문성민은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블로킹도 한 차례 잡아내면서 6득점을 추가했다. 3세트에서 범실은 1개에 불과했다. 2세트 25%에 그쳤던 공격 성공률도 50%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근육 경련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
4세트 5-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허수봉과 교체돼 코트 밖으로 나갔던 문성민은 13-15까지 따라잡은 순간에 다시 돌아왔지만 분위기를 뒤집지 못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최태웅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최 감독은 "패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나 또한 이렇게 밝게 경기한 적은 처음이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주장 문성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 컨디션 저하에도 불구하고 5세트까지 참고 해줘서 너무 고맙다. 참 재밌는 경기였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3세트에서 3천 득점을 달성했다. 그리고 4세트를 앞두고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 과정에서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의 근육 경련을 최소화시키고자 심판진에 테이핑 시간을 줄 수 있느냐 물었고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시상식 이후 문성민은 테이핑할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결국 그냥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패배의 원인으로 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테이핑 시간을 준다고 하지 않았으면 시상식을 하지 않고 차라리 테이핑을 지시했을 거다"라면서도 "하지만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