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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포항서도 '순실의 시대' 종언 촛불 타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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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퇴진 요구하며 거리행진··성숙한 시민의식 충돌 없이 마무리

지난 19일 경주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주최측 추산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문석준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지난 주말 들불처럼 번져 전국을 뒤덮었다.

경주와 포항에서도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과 청소년, 학부모를 중심으로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순실의 시대' 종언을 소리 높여 외쳤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을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주말 촛불집회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70여곳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60여만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00여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촛불은 열기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경주와 포항 등 경북지역 곳곳에서도 타올랐다.

이날 경주역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경주시민 3차 시국대회'가 개최됐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한영선(49)씨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했던 공약은 물론, 1주일 전 자신이 발표했던 담화조차도 무시하는 등 모든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그게 안 된다면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백성균(50)씨도 "수많은 비리와 연관돼 있는 대통령을 더 이상 믿고 따를 수 없다. 대통령은 이미 우리 마음속에서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자식세대가 희망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가 다시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행동해야 한다. 대통령 퇴진을 위해 많은 시민들과 함께 뜻과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을 비롯한 많은 청소년들도 참석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비판했다.

김민지(17)양은 "부모님께서 힘들게 버셔서 냈던 세금이 대통령과 최순실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됐다고 생각하면 울분이 치솟는다"면서 "대통령이 주연이자 조연이었던 '순실의 시대'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계속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에 이어 경주역에서 출발해 도심을 한 바퀴 돈 뒤, 다시 경주역으로 돌아오는 가두행진도 벌였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별다른 충돌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

비슷한 시간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거리에서도 '제2차 포항시국대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 포항시국회의'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정권'을 주제로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마려됐다.

이어 북포항우체국에서 출발해 오거리까지 이어지는 가두행진도 진행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은 갖은 방법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온갖 불법을 저질렀다"며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을 최순실이라는 비선에게 넘겨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은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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