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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교계의 대통령 감싸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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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과 동떨어진 시국인식..."이념 틀 못벗은 보수 기독인들"

[앵커]

대통령 스스로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국정농단 사건.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촛불집회로, 또 국정 지지율 등 여론조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일부 보수 기독교계는 여전히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수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천 기자,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들의 뜻은 이미 명확하게 드러난 것 같은데요.

[기자]

지난 주 토요일에 열렀던 촛불집회를 떠올리면 그렇게 애기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주최측은 100만, 경찰은 26만명이라고 밝혔는데요

서울시가 그날 지하철 이용승객에 대한 통계를 내보니 100만 명이 아니라 132만 명 정도가 참여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야권이 이 날 이후 대통령 퇴진운동으로 방향을 확정한 것도 이같은 민심을 분명히 읽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통령 국정지지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5%에 머물렀고,

특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보면, 자진사퇴와 탄핵 의견이 각각 53%와 20%로 나왔습니다.

이정도면 민심, 국민의 뜻은 드러났다고 봐야겠죠.

[앵커]

그런데 말이죠.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아직 일반 국민들과 같은 정서를 갖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통령을 두둔하는 집회와 발언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자]

보수 교계에서도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보수 교계도 돌아섰다 이런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아직도 국정농단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문제인식을 갖지 못한 보수 기독인들이 있고, 교계 안에서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100만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지난 12일 국가기도연합 등 극우 성향의 보수 교계 단체들은 시민들과는 반대로 대통령을 두둔하는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예장통합 총회에서도 엇박이 났습니다. 12일 예장통합 소속의 목회자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대통령 스스로 책임있는 자세로 퇴진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이틀 뒤인 14일 열린 통합총회 차원의 기도회 내용을 살펴보면 대통령에게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보다는 대통령을 오히려 국정농단의 피해자처럼 인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박순태 장로/예장통합 전국장로회전국연합회
"관련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통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여 주시옵소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실망감과 배신감을 씻어주옵소서.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사리사욕을 탐한 무리들을 물리쳐 주시옵소서."

예장통합총회 산하 신학교인 장신대에서는 한 신학교수가 학교 홈페이지에 '최순실을 보기 드문 기독교인'이라고 언급하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현 시국과 동떨어진 사태 인식으로 학내에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보수적 원로목회자들도 지난 15일 구국기도회를 열어 역대 대통령의 비리에 비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이 없는 것이라는 둥 시종일관 대통령을 옹호했습니다.

[녹취] 이태희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
"사실 김대중씨나 노무현씨, 그 어떤 사람 박근혜씨보다 경하다고 할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앵커]

대다수 국민들과는 달리 보수 교계가 이렇게 대통령을 감싸고 도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대놓고 대통령을 옹호하는 보수 교계의 주장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좌익 세력들의 체제 전복 시도로 매도하거나 집회의 배후에 북한 군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녹취] 이태희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
"나는 여러분 이렇게 우리나라를 송두리째 뒤엎으려고 하는 이 세력이 누구인지는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같은 보수 목회자들의 행태는 기독교적 가치를 따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성경적 가치보다는 과거의 이념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양희송 대표 / 청어람 아카데미
"지금 이분들이 그렇게 다른 분들에게 설득력 있는 근거를 내놓고 하고 있다기보다는 그동안 달려온 국가주의적 주장, 그리고 굉장히 극우적인 주장들의 관성 속에서 이 이야기(대통령 옹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이념논리의 틀에 갖혀서 성경이 말하는 정의와 예언자적 비판의 역할은 전혀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시대정신과 시대정의를 기독교 안에서 읽어내는 교계 지도자들의 분별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동시대를 살아가며 사회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이렇게 시국 인식이 안된다는 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촛불 정국이 당분간 계속 될텐데요. 다시 한번 꼼꼼하게 시국을 살펴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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