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록의 신화 Beatles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Bob Dylan' 에는 비틀스와 밥 딜런의 일생과 그들이 이룬 많은 것들, 그것들의 가치, 함께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잘 몰랐던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무엇보다 가객 한대수가 들어 있다. 그가 느낀 비틀스, 그가 생각하는 밥 딜런 그리고 그 당시의 세계적인 정서와 문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즉 한대수는 이 책 '비틀스 VS 밥 딜런'에서 록의 신화와 포크의 전설로 통하는 비틀스와 밥 딜런을 독특하게 해석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그 자신 역시 방황했던 자신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담고 있는 것이다.
폴 매카트니는 “200년 전의 사람들은 바하를 들었지만, 200 후의 사람들은 비틀스를 들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당찬 당당함은 가정을 넘어서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고, ‘과연 200후까지 뿐일까?’라는 새롭고 재미있는 가정을 하게 만든다.
밥 딜런은 아직 생존해 있지만 데뷔 이래 50년이 넘도록 음반을 내고 대규모 공연을 감행하는 등 ‘거장’이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이야기라 그들에 대한 모든 것을 담는다는 것은 백과사전 규모의 양이나 되어야 가능할 일이다. 그래서 필자 한대수는 ‘한대수의 비틀스와 밥 딜런’ ‘한대수가 생각하는 비틀스와 밥 딜런의 정신과 영혼’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는 그들의 전반적인 삶과 함께 음반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그 가치 그리고 사람들, 즉 비틀스를 있게 한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과 프로듀서 조지 마틴, 마찬가지로 밥 딜런을 만든 매니저 알버트 그로스맨과 프로듀서 존 해먼드와의 관계와 영향이 잘 설명되어 있다.
또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 예를 들면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관계, 조지 해리슨과 그의 아내 패티 보이드 그리고 절친한 친구 에릭 클랩튼과의 삼각관계, 또 밥 딜런과 존 바에즈의 사랑과 음악세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누구나 궁금해하는 비틀스 해체에 대한 한대수의 해석과 이후의 근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밥 딜런의 문학성과 저항정신의 근원도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보너스로 록과 포크의 명반 컬렉션과 록 영화 10편에 대한 소개도 함께 실었다.
왜 그 많은 록 스타 중에 비틀스와 밥 딜런인지에 대해 한대수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음악가들이 많다. K-Pop, J-Pop, 민중음악, 한국적 포크 등 여러 갈래의 음악이 있다. 이처럼 많은 가수들이 다양한 영역의 음악을 통해 우리의 뿌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음악에 ‘한국의 얼’을 담으려고 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단 기타를 들고 코드를 칠 때, 이것은 서양음계이다. 그리고 이 음계를 부활시키고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음악의 꿈을 키워준 아티스트가 바로 비틀스와 밥 딜런이다. 헤비메탈을 하든, 아트록을 하든, 한국록을 하든 비틀스와 딜런의 영향을 부인할 수가 없다.”
비틀스는 로큰롤이라는 장르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가르쳐주었다. 네 명의 멤버가 무대에서 기타와 드럼을 치며 긴 머리를 흔들며 노래를 부를 땐 세계 젊은이들이 자유를 느꼈고 권태로운 삶에서 순간적인 환희를 느꼈다. 그 이후 음악은 단순히 음의 나열이 아니라 문화적인 충격을 주는 삶의 지표가 된 것이다. 비틀스는 완벽한 음악이다. 그리고 이제는 클래식이 되었다. 화음과 작곡이 완벽하며 기악편성법도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음과 보컬을 받쳐줌으로써 수천 번 수만 번 들어도 아름답다.
비틀스가 Tunesmith(음을 가다듬는 아티스트, 즉 작곡가)라면 밥 딜런은 Wordsmith(말을 가다듬는 아티스트, 즉 문장가)이다. 밥 딜런이 음악계에 나타난 이후 대중음악의 얼굴은 완전히 달라졌다. 단순히 듣고 흥에 겨워 춤추는 음악이 아니라,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때로는 마음과 마음이 부딪혀서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음악이 되었다.
한대수 지음 | 페퍼민트 | 152쪽 |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