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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성폭력 고발자 지지" 오프라인 연대모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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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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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 만연…묵과한 사회에 책임 묻겠다"

 

문인 성폭력 폭로자를 지지하는 오프라인 연대모임이 꾸려졌다.

문단 성폭력을 둘러싼 전선이 SNS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성추문에 휘말린 일부 문인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106명의 모임인 '탈선'은 11일 배용제(53) 시인의 성폭력을 SNS에 고발한 폭로자를 지지하고 배 시인의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배 시인은 2008∼2013년 이 학교 강사로 재직하면서 수강생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단체는 "가해 지목인의 남성우월주의와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 기성 문인이자 스승이라는 위계 권력 ▲ 피해 호소와 2차 피해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는 학교 ▲ 문학과 예술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저지른 일"이라며 "법적 처벌 역시 고발자와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정하는 데 뜻을 모으고, 악행을 초래하고 묵과한 사회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배 시인은 온라인에서 폭로가 제기되자 공개 사과문을 내고 활동을 접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등 사후 처신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배 시인에게 ▲ 법적 처벌을 따르고 사죄할 것 ▲ 문단 및 교육 활동을 중지할 것 ▲ 고발자와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단체는 학교에 진상조사위원회·성폭력상담실 설치와 실태조사를, 한국작가회의·한국시인협회 등 문학단체에는 성폭력 고발을 '개인·외부·타인의 문제'로 은폐하려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성추문에 휘말린 여러 시인의 시집을 낸 문학과지성사에도 '문지 시인'이라는 타이틀이 권력이 됐음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느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습작생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온 박진성(38) 시인은 이날 "'자의적이지 않은' 또는 '강제적' 성관계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작가회의에 '소명의 글'과 함께 입증자료를 제출했다.

박 시인은 문제의 성관계 전후 해당 여성들과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성관계 이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일상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자신의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도 한 점으로 미뤄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게 박 시인의 주장이다.

박 시인은 성추문 파문이 불거지자 작업 중이던 시집·산문집 출간 계획을 철회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미 작가회의의 품위를 손상했다. 소명이 받아들여져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해도 자진 탈퇴할 생각"이라며 "다만 폭로된 많은 사실 중 진실과 다른 부분을 자료를 통해 소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원식 작가회의 이사장은 "별도의 소위원회를 만들어 소명 내용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문인들 가운데 박 시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 작가회의에 소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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