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인 2020년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능력을 확보할 경우, 미국은 군사적인 해결책을 쓸 가능성이 높고 (이에) 한국도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는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자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갈무리)
신성원 국립외교원 교수는 10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과 한국경제·외교안보에 대한 시사점'에 대한 정책 간담회에서 "1기 트럼프 행정부 임기(2017-2020) 내인 2020년경에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 역량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3년에서 4년 사이가 북핵문제에 있어 결정적 시기"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쿠바 미사일 사태 등 미국의 외교정책 역사를 들여다보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마다 미국은 좌시하지 않는 정책을 취해왔다. 본토에 위협이 생겼을 때 미국은 반드시 일어섰다(stand up). 북한이 미국 본토, 뉴욕을 때릴 수 있는 핵무기 능력을 갖춘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를 통해 노력해보다 안되면 종국적인 게임에서는 군사적 해결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가 2000년 개혁당 후보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했을 때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강력히 주장했다”며, “트럼프의 생각은 굉장히 복잡한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좋아하는 마초 기질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수단을 통해 해결하려 하다가 정 안되면 결국 군사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강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지명자만이 아니라 존 볼튼 전 유엔 대사,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 트럼프 주변에 있는 외교 안보 인사들 주류가 대북 군사 조치를 마지막 옵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며 “아군과 적군의 이분법적 세계관의 소유자들이라는 점에서 네오콘 핵심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주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다만 북폭과 같은 결정을 할 때 한국 일본 중국과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경선과정에서 북한 핵프로그램 중단을 위해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를 시사하는 언급을 한 바 있으나, 실제 정책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우리나라의 사드 미사일 배치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2017년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석영 전 주제네바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TPP 탈퇴와 같은 극단적 조치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공화당 의견이 수렴된 수정 재협상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 전 대사는 "대선과 동시 진행된 의회선거 결과 양원 모두 공화당 우세인 기존 체제를 다시 유지하게 됐고, 이에 따라 TPP 협상은 기존 양원체제에서 협상된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주의와 고립주의 색체를 강하게 가져간다고 해도 공화당의 정강기조를 고려할 때 극단적 조치는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반면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는 TPP가 불공정하며 미국을 유린하고 중국에 이득을 주는 협정이라고 비난해왔기 때문에 TPP 탈퇴는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며 TPP가 폐기될 경우 우리나라는 일본 등 선진국과 새로운 경제통합체를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발 보호주의 통상압력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허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여론을 분석한 결과, 한미 FTA가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최근 한미 FTA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보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해 FTA 개정 협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미국 측이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우리 입장에서 새로운 이익의 균형을 맞춘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극단적 보호무역조치들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될 경우를 대비해 상품별로 철저한 점검을 하고, 각종 비관세장벽에 대한 엄격한 실태조사를 벌여 국제규범에 미치지 못하는 조사는 과감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