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노컷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가담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은 전례가 없는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피해자를 낳았다는 점에서 보다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단호한 향후 대응이 필요해보인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7일 NC 다이노스가 현재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은폐했다며 구단 관계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7일 구단 압수수색을 통해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한 선수를 방출할 것인지, 군에 입대시킬 것인지, 트레이드시킬 것인지에 대한 내부 회의 자료를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승부조작을 인정한 선수를 즉각 고발하지 않고 오히려 타 구단으로 이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기극이 된다.
KBO는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NC 구단이 은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만약 혐의가 입증된다면 규약상 경고, 1억원 이상의 제재금, 제명 등의 징계 부과가 가능하다. 다만 퇴출을 뜻하는 제명은 구단이 조직적으로 승부 조작에 개입했을 때에 한한다.
또 혐의 입증시 kt 위즈에 대한 보상 절차 진행도 뒤따라야 한다.
kt는 팀 창단 당시 NC의 보호선수 명단에 이성민이 포함되지 않자 10억원의 이적료를 내고 그를 영입했다. 당시 NC의 선수 구성상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이성민의 이름을 보고 kt가 영입을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만약 NC가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 이적을 유도한 것이라면 kt는 금전적 손실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O 야구규약 제150조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⑥에 따르면 '구단이 소속 선수의 부정행위를 인지하였음에도 이를 숨긴 채 그 선수에 대한 선수 계약을 다른 구단으로 양도한 경우 양도구단은 이적료, 이사비 등의 비용을 양수구단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 것도 모른채 이성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롯데다.
롯데는 지난해 5월 kt와의 4대5 트레이드를 통해 이성민을 영입했다. 롯데로서는 투수 유망주 영입에 초점을 맞췄던 트레이드다. 그런데 이성민은 승부조작 가담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대 영구제명의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처지다.
이 경우 롯데는 출혈을 감수하고 영입한 선수 한명을 잃게 된다. NC 구단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KBO 야구규약에는 롯데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규약의 유권 해석이 필요해보인다.
NC는 "구단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의혹에 대해서는 추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소명하고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