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편지'의 저자가 사회평론출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사회평론출판사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회평론출판사가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의 광고를 하면서 '한국사편지'를 비방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사회평론출판사에게 '한국사편지' 저자 박은봉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 3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26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박은봉은 '한국사 편자'의 저자로서, 사회평론의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광고와 리뷰로 인하여 이를 접한 사람들이 '한국사 편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이미지를 가지게 됨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자신의 저작물이 이러한 허위 비방을 당함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이를 금전적 방법이라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첫번째 쟁점은 '용선생' 광고에서 지목한 도서가 '한국 사편지'로 특정이 되느냐이다. 재판부는 " 영문 이니셜 C는 원고 출판사의 회사명인 도서출판 책과함께의 ㅊ과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점, '한국사 편지'가 어린이 한국사 통사책으로서 명성과 베스트셀러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점, 피고가 '한국사편지'를 의식하여 광고를 낸 것이라고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용선생' 광고와 리뷰에서 '한국사편지'가 특정된다"고 밝혔다.
두번째 쟁점은 '용선생' 광고에서 '한국사편지'를 비방한 것이 불법행위가 성립되느냐이다. '문장이 어려워서 아이들이 한 문장도 이해를 못했다. 역사 수업이 아니라 거의 국어수업이었다'는 부분, '새로운 교육과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 '단순한 사실오류로부터 식민사관의 프레임에 갖혀 있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민족주의와 민중주의에 과도하게 경도된 데서 비롯된 오류가 많다는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불법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문장이 어려워서 아이들이 한 문장도 이해를 못했다. 역사 수업이 아니라 거의 국어수업이었다'는 부분에 대해 "문장의 난이도 여부는 독자의 연령대와 관련된 것으로 정답이라고 할 만한 평가의 기준이 있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난이도에 대한 피고의 기준에 따른 객관적 평가와 그 의견의 제시가 아닌 단순한 폄하, 비방의 표현이라고 보이고, 위와 같 은 표현을 정당화할 어떠한 사유도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부분은 비방성이 인정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역사 수업이 아니라 거의 국어수업이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사편지'가 변화된 교육과정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한국사편지'는 2002년 초판 발행 이후 2009년 2월 개정판을 출간하였으며, 2007년 교육 과정 개편의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은 비방성이 인정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사실오류로부터 식민사관의 프레임에 갖혀 있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민족주의와 민중주의에 과도하게 경도된 데서 비롯된 오류가 많다는 부분'에 대해 "이 표현은 다분히 소비자나 독자, 대중에게 일반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는 단어(식민사관, 과도한 민족주의, 민중주의)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한국사편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결과를 주고 있으며, '한국사편지'가 이 같은 단어로 평가받아 표현될 정당한 근거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은 비방성이 인정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