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했어요' 두산 허경민이 1일 NC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쐐기타 등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6-0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마산=노컷뉴스)
두산 돌격대장 허경민(26)이 또 다시 아쉽게 타이어를 놓쳤다. 그러나 그래도 아쉬움보다 기쁨이 더 앞섰다. 팀이 이겼기 때문이다.
허경민은 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와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팀의 6-0 승리에 앞장섰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KS 2년 연속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통산 5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허경민의 쐐기타가 결정적이었다. 허경민은 김재환의 솔로 홈런이 터져 1-0으로 앞선 5회 2사 2루에서 좌중월 2루타를 날렸다. 2-0으로 점수 차를 벌린 귀중한 타점이었다. 이 한방으로 호투하던 NC 선발 최금강이 강판했다.
활약은 이어졌다. 2-0으로 불안하게 앞선 9회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은 상대 필승조 이민호로부터 2타점 좌전 안타를 날렸다. 단숨에 4-0까지 달아난 두산이 승기를 완전히 잡은 장면이었다. 이어 허경민은 박건우의 2타점 중전안타 때 6번째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런 활약에도 허경민은 경기 MVP를 팀 동료에 양보해야 했다. 이날 7⅔이닝 11탈삼진 3피안타(4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친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영예를 안았다. 보우덴은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 상품권을 받았다.
사실 허경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PS)에서 잇따라 타이어를 얻을 기회를 놓쳤다. 지난해 허경민은 역대 한 시즌 PS 최다 기록인 23안타를 몰아치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에 허경민은 "부모님의 차 타이어를 갈아드리고 싶다"며 데일리 MVP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 등 선발 투수들이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결국 허경민은 타이어 상품권을 받지 못한 채 지난해 가을야구를 마쳤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KS 1차전에서 허경민은 5타수 3안타에 끝내기 결승 득점까지 기록했다. 연장 11회 사력을 다한 연속 태그업으로 3루와 홈을 밟았다. 그러나 MVP는 8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니퍼트의 몫이었다.
3차전 뒤 허경민은 경기 MVP를 아쉽게 놓친 데 대해 "이런 일이 하도 많이 일어나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아깝게 타이어를 못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활약을 했다는 뜻"이라며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해 경험이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허경민은 "지난해 가을야구를 했던 게 올해 타격감이 이어지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심은 없다. 허경민은 "3승을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