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솔로 홈런과 호수비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사진=두산 제공)
승부의 쐐기를 박는 홈런포. 상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호수비.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한 경기에서 이 모든 것을 해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김재환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이 5-1로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김재환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NC 선발 에릭 해커가 버티고 있었다. 해커가 힘차게 뿌린 초구는 조금 높게 형성됐고 포수 김태군은 이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건우는 홈을 파고들어 승부의 균형을 깨는 역적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박건우는 수비하던 해커에 발이 밟히는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김재환은 타석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봤다.
득점의 기쁨도 잠시. 동료의 부상을 눈앞에서 본 김재환은 흔들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재환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고 2볼-0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들어온 시속 142km짜리 커터. 김재환은 이 공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연결했다.
얻어걸린 홈런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김재환이 노렸던 공이다. 그는 "2볼이었기 때문에 헛스윙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커터나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타선에서 부담감도 없었다. 김재환은 "내가 못 쳐도 형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타석에서도 부담감을 갖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재환은 홈런뿐만 아니라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에릭 테임즈가 친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호수비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빠졌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잘 처리했다.
이런 호수비 역시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물이다. 김재환은 "홈런은 모르고 쳐서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수비는 아니다. 늘 집중하고 있었다"라며 "시합을 치르면서 수비도 나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환의 맹활약에 힘입어 KS 2연승에 성공한 두산은 다음달 1인 NC의 안방 창원 마산구장으로 옮겨 3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