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트레이 힐만 감독(왼쪽)과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자료사진=SK, 윤창원 기자)
프로야구 SK가 김용희 전 감독 후임으로 외국인 사령탑 카드를 선택했다.
SK는 27일 "트레이 힐만(Trey Hillman · 53)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벤치코치를 제 6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등 2년 총액 160만 달러(약 18억 원) 조건이다. 2년 조건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힐만 감독 선임에 대해 SK는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4년 동안 부진한 성적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외를 망라한 후보군 중 외국인 후보 3명은 류준열 대표이사와 민경삼 단장이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개별 면접까지 실시했다.
힐만 신임 감독은 MLB와 일본 프로야구 감독(니혼햄)을 거치면서 역량을 검증 받았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SK는 "힐만 감독이 평소에도 KBO 리그 감독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아시아야구에 대한 존중과 이해도가 높은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힐만 감독은 1990년~2001년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과 2002년 텍사스의 선수 육성 디렉터를 거쳐 2003년~2007년 일본 니혼햄 사령탑을 맡았다. 일본시리즈 우승(2006년), 준우승(2007년)을 이끄는 등 5시즌 통산 351승 324패 14무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는 MLB 캔자스시티를 맡아 3시즌 통산 152승 207패를 기록했다.
힐만 감독은 "SK의 새로운 감독이 되어 영광스럽고 매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국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팬 베이스를 늘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스터, 단기전 약점 지적…힐만, 日 야구 경험
KBO 리그에서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에 이어 2호 외국인 사령탑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3시즌 동안 롯데를 맡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은 MLB의 선굵은 공격 야구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09년부터 합류한 홍성흔(현 두산)과 이대호(현 시애틀), 카림 가르시아까지 이른바 '홍대갈' 트리오로 대변되는 화끈한 공격 야구는 부산 야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 3위, 2009년과 10년에는 4위에 오르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다만 모두 시리즈에서 져 PO 진출에는 실패했다.
특히 2010년에는 두산과 준PO에서 먼저 2연승을 거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우승에 목이 말랐던 롯데가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단기전에서 필요한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힐만 감독은 이런 점에서는 로이스터 감독과는 다르다. MLB 출신이지만 일본 야구를 경험해 빅볼은 물론 스몰볼에도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니혼햄에서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SK 역시 힐만 감독의 일본 야구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SK는 올 시즌 팀 홈런 2위(182개)의 장타력을 뽐냈지만 탄탄한 팀 워크와 세밀한 야구의 전통은 다소 희석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과연 힐만 감독이 SK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