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은 부정적인 반응 낼 수밖에
- 대통령 인기 최악일 때 개헌 주장? 무리일 수 있어
- 야당과 대화하려는 의지 있어야 추진 가능한 거 아닌가
- 대통령이 개헌안 제안할 수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0월 24일 (수)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 모아' 정치분석 실장)
◇ 정관용> 오늘의 뜬 뉴스, 의제와 전략그룹 더 모아의 윤태곤 실장,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박 대통령의 개헌 카드, 누구도 예상치 못했죠, 사실?
◆ 윤태곤> 오늘 조간신문 꼼꼼히 보신 분들은 대통령 시정 연설에 "최순실, 우병우 이야기는 없을 듯", 이런 기사를 보셨을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청와대 기자들한테 미리 그런 귀띔은 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안 나올 거다, 대신에 국정운영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될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국정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개헌이었네요.
◇ 정관용> 좀 갑작스러워요.
◆ 윤태곤> 그렇죠. 그러니까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그야말로 어제 오늘 요 며칠, 모든 신문을 뒤덮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누가 봐도 이 문제를 덮으려는 의도가 아니냐, 의심을 할 만한데. 그런데 그 의혹을 덮기 위한 카드라고 보기에 또 너무 큰 카드란 말이죠. 이게 어제, 그제부터 준비된다고 되는 건 아니고 뒤에 말씀드리겠지만 청와대는 추석 때부터 구체적 준비를 시작했다 이러는데 발표 시점을 오늘로 맞춘 것은 좀 공교롭기는 하죠.
◇ 정관용>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라고 청와대가 브리핑을 했죠?
◆ 윤태곤> 그렇습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공약으로 4년 중임제 개헌 추진을 밝히기는 했어요.
◇ 정관용> 오늘 연설에서도 "내가 공약한…",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 윤태곤> 그런데 문제는 남들은 말도 못 꺼내게 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윤태곤> 블랙홀이다 이러면서. 김무성 전 대표가 한번 말을 꺼냈다가 경을 친 적도 있고. 최근까지만 해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랬는데 김재원 정무수석이 대통령 시정연설 이후에 쭉 브리핑을 했어요. 추석 연휴, 추석 연휴면 9월 중순입니다, 이 전에 개헌추진 종합보고를 했고 박 대통령이 연휴 마지막쯤 추석 연휴 마지막쯤에 준비지시 했다, 이런 이야기예요.
하루아침에 제안할 사안이 아니다, 이러면서 어떤 분들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공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런데 그게 현실화되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 정관용> 김재원 정무수석이 브리핑을 했다?
◆ 윤태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김재원 수석이야말로 바로 얼마전 새누리당에서 개헌론 얘기 나올 때 거기 또 제동을 건 사람이잖아요.
◆ 윤태곤> 그럼요. 거기에 대해서 오늘 조금 해명을 했습니다. 해명이랄지, 설명이랄지. 그게 10일날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야기해서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랬으니까 2주 전이거든요. 김 수석은 사실 "제가 그때 이미 원고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그런데 정 원내대표가 좀 앞서 나가니까 먼저 터져 나오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 싶어서 기자들의 취재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정 원내대표한테는 나중에 사과했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자체는 저는 들어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럴 수 있죠. 도대체 왜 오늘이냐. 시기적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국회 시정연설이 가장 적합한 형식 아니냐. 이게 청와대 설명이기는 합니다.
◇ 정관용> 오늘 연설 전에 혹시 여야에 사전 통보는 했답니까?
◆ 윤태곤> 여당에는 그리 오래전은 아닌데 하기는 한 것 같아요. 이정현 대표는 자기가 일관되게 건의해 왔다, 실은. 그리고 오늘 조금 뒷북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야당에는 통보가 없었고 대신에 대통령 오늘 10시에 연설을 시작했잖아요. 한 30분 걸리는 연설인데 연설 시점에서 언론에 원고가 제공됐거든요. 종료 후 엠바고를 전제로 해서. 그런데 이 대통령 말씀하고 있는 동안에 보니까, 이 뒤에 보니까 개헌 이야기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사실은 난리가 났죠, 정치판에.
◇ 정관용> 어쨌든 예상치 못한 카드. 정치권 입장에서는 좀 한방 맞은 그런 상황인가요?
◆ 윤태곤> 그러니까요. 야당은 조금 부정적인 쪽으로, 개헌을 하려고 해도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우리가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이게 제가 몇 번 그런 말씀 드렸는데 메시지 하고 메신저의 관계에서 메신저가 인기가 없으면 그 메신저가 하는 메시지도 따라서 가는 경향이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윤태곤> 지금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좀 혼란스러워지는 지점이 있는 거죠. 그래서 박 대통령이 연설 직전에 여야 지도부 국회의장단하고 환담을 했습니다. 이게 관례죠. 그때 이야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건 비공개로 하기로 돼 있어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추미애 대표가 그 이야기 하나는 했어요.
◇ 정관용> 뭐라고요?
◆ 윤태곤> 우병우 민정수석 이야기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의혹만 가지고 어떻게 사람을 자를 수가 있느냐. 그럼 누가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겠냐,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 내가 먼저 좀 대통령 결단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받아치더라, 이렇게 기자들한테 전했는데 제 생각에는 모르겠습니다. 개헌하고 최순실, 우병우 이런 일이 별개죠, 별개는.
그런데 크게 보면 정치로 엮여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헌데 진정성이라든지 야당과의 대화에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조금 걸려 있는 다른 것들을 정리해야지 이런 게 진도가 잘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제 생각에는 그런데 지금 청와대나 여당의 이야기는 아니,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심지어 이정현 대표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전 대표 회고록 이거 우리 계속 제기한다, 개헌하고 별개다, 이러고 있으니까 일이 잘 될지는 잘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오늘 연설에서 국회의 개헌특위 구성해 달라, 이런 것도 있습니다마는 정부 차원에서도 준비기구를 구성하겠다?
◆ 윤태곤> 그렇습니다. 주도권을 잡겠다라는 거죠.
◇ 정관용> 대통령이 개헌안을 제안할 수도 있다, 그런 얘기까지 나오더라고요.
◆ 윤태곤>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딱히 어떤 방향을 정해 놓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그럼 이럴 수 있을 거예요. 어찌됐든 형식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이 원하고 여론에서 개헌론이 높으니까 대통령이 받아 안는다. 국회에 던지면 사실은 또 이게 각각 제각각 생각이 다르지 않습니까? 예컨대 4년 중임제하고 내각제는 말이 같은 개헌이지 정반대 방향이거든요. 이러면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 맞물려서 이를 그르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도.
◇ 정관용> 그래서 정부가 주도권을 가질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 양상은 국회와 정부의 투트랙으로 가자라고 제안된 그런 상태….
◆ 윤태곤> 그렇습니다. 국회의장이 오늘은 말을 아끼고 있는데 아마 내일쯤에는 정세균 의장이 뭔가 정리해서 입장을 내놓을 것 같아요. 제일 개헌론자니까요.
◇ 정관용> 수고하셨습니다.
◆ 윤태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윤태곤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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