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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IT계 미르재단? 민간연구소에 친박· 대기업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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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측근 AIRI 요직·7개 대기업 210억 출자…갓난이 연구소에 750억 정책 지정 '특혜'

AIRI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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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위해 출범한 민간연구소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정부가 주도하고 재정까지 주무르는 '관제특혜연구소'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이 AIRI의 주요 직책을 맡고 정책 지정 과제를 통해 일감을 몰아주는 등 인공지능계의 '미르·K스포츠재단'이라는 지적이다.

◇ 韓 알파고 위한 민간연구소 AIRI, 각종 논란에도 정부·대기업 지원에 본격 '출범'

AIRI은 국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11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들어갔다. 민간이 힘을 합쳐 인공지능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 AIRI 출범 취지다.

이를 위해 삼성·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한화생명 등 7개 대기업이 공동 출자했다. 자본금은 모두 210억원. 각 기업이 30억원씩 투자한 것이다. 향후 5년간 정부 과제 지원을 받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매년 150억원씩 총 750억원을 AIRI에 투입한다.

그러나 AIRI는 설립 전부터 갖은 논란과 진통이 끊이지 않았다. 7개 기업들이 과연 자발적으로 참여했냐는 것부터 김진형 원장의 불투명한 선임과정, 예산 집행 과정 등이 계속 도마에 올랐다.

이들 기업이 모두 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 기업인데다 기부 금액이 정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또 원장 선임 과정에서 서류 지원한 8명 가운데 6명이 중도 탈락, 김 원장을 포함한 단 2명만 면접을 봤는데 당시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 모든 과정이 베일에 쌓인 상태다.

◇ 朴 측근 AIRI 요직·7개 대기업 210억 출자…"AIRI, 인공지능계 미르·K스포츠재단"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AIRI가 인공지능계의 미르·K스포츠재단"이라고 꼬집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 측근이 AIRI 요직을 맡은 점이 맥을 같이한다. AIRI 설립추진단장을 맡았던 김진형 원장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만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 뒤 '힘찬경제추진단'에서 추진위원을, 박근혜 정부 초대 '국가과학기술심의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최근까지 미래부 산하 정보통신진흥원(NIPA) 부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초대 소장도 지냈다.

AIRI의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된 조현정씨도 박 대통령이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동한 최측근 인사다.

'민간연구소'라면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당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김진형 소장을 AIRI 추진단장 위촉장을 수여한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위촉장은 출자사 대표들로 구성된 회사 발기인 대표가 주는 것이 상법상의 주식회사 설립 취지에 맞다. 결국, 이는 미래부가 청와대를 등에 업고 대기업들이 출자하도록 하는 등 AIRI 출범을 위한 핵심 역할을 했다는 방증이다.

실제 최근 미래부 국감에서 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지난 3월 13일 최양희 장관이 LG인사를 만나서 출자를 부탁한 사실을 밝혀냈다. 삼성, LG 등 7개 기업은 30억원씩 총 210억원을 출자했다.

◇ "1억원짜리 하나 따기도 힘든데" AIRI, '정책 지정' 5년간 150억씩 750억원 지원

더 큰 문제는 이미 자본 잠식이 시작돼 "AIRI는 1년 뒤엔 문 닫을 것"이라는 게 안 위원의 주장이다.

AIRI 출범까지의 지난 1년간의 비용 산정 결과, ▲ 개원기념 국제심포지엄 행사비(최소 1억원) ▲ 연구원 임대료(19억 2천) ▲ 김진형 원장 연봉 및 성과급(3억) ▲ 행정직원 4명 인건비(1억 6천) ▲ 연구원 10명 인건비(8억) 기타 운영비(1억 2천) 등으로 약 34억원이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1년 뒤에는 연구원 수가 늘어나고 인건비와 운영비 증가로 결국 자본금 210억은 금방 바닥날 것이고 정부의 지원이 없는 한 AIRI 운영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를 직감한 듯 미래부는 '정책 지정'을 통해 AIRI에 연간 150억원 씩, 향후 5년간 750억원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AIRI에 일감을 몰아주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방침은 지난 7일과 14일 진행된 미래부 국감에서 김성수 의원의 질의를 통해 확인됐다.

안 위원은 "정부 과제 1억원짜리 하나 따기도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고 힘든데 미래부는 검증도 안된 연구소에 150억 원이나 되는 거대 과제를 장관이 자의적으로 '정책 지정' 과제로 찍어 수여한다는 것은 특혜중의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산 집행 과정 또한 특혜 의혹 투성이다. 일반적으로 당해 회계연도 연구 개발(R&D) 예산은 통상적으로 3월 이내에, 부득이한 경우라도 6월 이내에는 완료된다. 그러나 미래부는 이미 집행 중에 있는 올해 예산 중 지능정보기술 플래그쉽 프로젝트 예산 150억 원만 집행하지 않고 있다가 AIRI를 위해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공식 공모도 안됐는데 150억 원의 연구과제 수행을 약속 받은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 정부, 민간연구소에 인사 개입·향후 가이드라인 제시…"관제특혜연구소 방증"

안 위원은 또 "정부가 민간연구소라는 AIRI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AIRI가 민간연구소가 아닌 관제특혜연구소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RI 추진단에 공식적으로 미래부 주무 팀장이 추진단에 들어가 있고 그 아래 실무 추진단에는 미래부 산하기관 직원들이 참여한 명단을 근거로 제시했다. 안 위원이 AIRI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부 서기관 1명과 NIPA 소속 파견 인사 4명을 합치면 총 5명의 공무원이 AIRI에 투입됐다.

이같은 조치는 모두 김 원장이 'AIRI 추진 단장' 명의로 공문을 보내면서 진행됐다. 정식파견 이외에도 김 원장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및 연구원설립추진단장 겸임 기간 동안(3월25~7월28일 사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직원 등은 AIRI 설립을 위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모든 게 인사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NIPA 운영규정에는 직원의 인력교류 필요시 각 부설 연구소와 센터는 NIPA 원장과 협의해야 하지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NIPA 원장과 협의 없이 즉각 파견한 것이다.

향후 AIRI의 사업 추진 계획까지 정부가 안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IRI 실무추진단 총괄팀장에 따르면 미래부 주무 팀장과 미래부 산하기관 공무원들이 포함된 실무추진단은 향후 민간연구소의 연구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홍모 단장도 회의에 참석, 지원하는가하면 ETRI는 인공지능 '딥뷰' 연구담당 '빅데이터인텔리전스연구부' 등이 실제 회의에 참석해 데모까지 시행했다.

결국 미래부 산하 인공지능 관련 연구소와 진흥원이 향후 AIRI의 과제선정방향까지 결정해 준 셈이다. 안 위원은 "AIIRI 제반 준비사항을 미래부에서 다 컨트롤하고 준비해놓고 이를 순수 민간 기업들이 만든 연구원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연구원장 선임은 공모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됐고, 매년 지원되는 150억원은 연구원을 포함한 산학연에 분산해서 투입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추진단은 임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인공지능 산업 등의 틀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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