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씨 (사진=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화면 캡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추진한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 관련 핵심 공직자들이 대통령, 장관, 기관장 표창 등 무더기 포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차씨와 관련해 각종 불법 및 특혜 의혹이 불거져나오는 상황에서 차씨를 도왔던 공직자들은 징계나 특별 감사를 받기는 커녕 포상을 받은 것이다. 특히, 관광진흥기금 수십 억원을 전용해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기금 담당자도 포상자에 포함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벤처단지, K스타일허브의 기획 및 실무를 맡은 공직자 8명이 각각 대통령, 장관, 기관장 표창을 받았다.
차씨와 함께 사실상 사업을 이끈 권모 문화창조융합벨트 TF팀장은 올해 4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문체부 전체 포상자 221명 중 단 22명에게만 수여됐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실무자 포상현황 (자료=김병욱 의원실 제공)
문화창조벤처단지를 운영하고 기획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직원 2명은 장관표창을 받았고, 2명은 원장표창, 1명은 원장상을 받았다.
특히 올해 1월에 개장한 문화창조벤처단지의 경우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진흥기금을 담당한 실무자와 K-스타일 허브 실무자도 각각 사장 표창 대상에 포함됐다.
문화창조벤처단지와 K-스타일 허브 사업의 경우 차은택씨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사업이다.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K-스타일 허브 사업에 투입된 기금규모가 26억원에서 171억원으로 6.5배 대폭 증액됐고, 이중 당초 계획에도 없던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에 관광진흥기금이 80억원이 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광진흥기금은 관광상품 개발 등 본래 목적으로 쓰여야하지만, 차씨가 주도한 문화창조벤처단지에 큰 연관성도 없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용처가 정해져있고, 예측할 수 없는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관광진흥기금을 사용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된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이다.
무엇보다 문체부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승마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며 미운털이 박힌 노태강 전 국장과 진재수 전 과장이 한직을 떠돌다 결국 공직자 생활을 마감한 것과 명백히 비교된다.
김병욱 의원은 "관광진흥기금을 법적 근거 없이 전용한 문화창조벤처단지의 담당 공직자들에게 징계가 아니라 표창으로 그 공로를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막후 실세로 불리는 차은택 전 본부장이 추진한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7,700억이라는 천문학적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판 4대강 사업"이라며 "비선 실세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 공직자들에게는 호된 징벌을 내리고 반대로 비선 실세가 추진하는 낭비성 사업을 추진하는 공직자들에게는 과한 포상을 내리는 것은 공권력을 악용하는 아주 나쁜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