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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2012년 대선국면 'NLL 대화록'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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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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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천천히 오래 진상규명할 것"…野 "최순실 미르의혹 덮기 위한 색깔공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자료사진)

 

새누리당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회고록을 빌미로 대대적인 대야 공세와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다.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가 북한 유엔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 입장을 결정했고 여기에 문재인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송 전 장관 회고록이 호재가 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재정 통일부장관·김만복 국정원장 등이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정면 반박하는 가운데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이런 주장을 한 배경은 명확치 않다.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최순실 의혹, 미르 K스포츠재단 의혹에 휘청거리던 새누리당은 '어마어마한 국기문란 사태'라며 총공세를 펴면서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2012년 대선 국면에서 꺼내들었던 'NLL 대화록 사건'과 전개과정이 유사하다.

◇ 새누리 속내 "천천히 오래 진상규명할 것"

전날 "적들하고 내통한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를 맹공한 이정현 대표는 16일에는 "다시는 이 정부에서 일할 수 없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며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이번 사안은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장기전에 들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틀렸다면 문 전 대표 등은 송 전 장관을 당장 고소고발해야 한다"며 정식 수사선상에 올릴 것을 부추겼다.

그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의 조사 방식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며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24일 경찰청 국감증인으로 채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내 TF 팀장을 맡은 박맹우 의원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진상을 밝히겠다"며 "내일 최고위회의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천천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총공세는 문재인 전 대표가 싱크탱크를 출범시키는 등 전열을 정비하면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도 좁히자 위기감을 느낀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더민주 "최순실 의혹 등 덮기 위한 꼼수"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측은 정권 핵심부를 강타하고 있는 최순실 의혹 등을 덮기 위한 색깔론 꼼수라며 반격에 나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수세에 몰리다가 뭐하나 잡았나 싶은거 같은데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너무 성급했다"며 "내부취재 결과 문재인 전 대표는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유엔인권결의안에 찬성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일부 인사가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북한의 종복"이었다고 언급한데 대해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꾸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002년 면담기록을 갖고 싸우게 돼 있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은)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 사건을 알고 있다"며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민주 박경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후안무치한 색깔론 공세로 국민을 선동하려하지 말고 측근비리를 척결해 국정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는 일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선 새누리당의 공세가 계속될 경우 안보프레임에 갖힐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文측, 이재정 등 "송민순 주장 틀려, 기권 결정 뒤 북한에 통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측과 당시 회담 참석자들이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더민주 김경수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은 뒤 유엔인권결의안 기권 입장을 정했다는 송 전 장관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7년 11월 15일 백종찬 당시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한 결과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고,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16일 노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이 정부 입장으로 결정됐다.

그럼에도 송민순 장관이 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18일 관련 장관들과 문재인 비서실장, 백종찬 안보실장 등이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했지만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는 것이 김 의원의 해명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직후 남북 총리회담 등 남북간 다양한 대화가 이뤄지는 당시 상황을 감안해 이런 사실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한국정부는 기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표결 전 북한에 전달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유엔인권위 표결 직전인 20일 백 실장이 노 대통령에 북한의 입장을 담은 쪽지를 전달했다는 송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북한의 반응이나 동향 등을 보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당시 노 대통령이 송 장관에게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 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고 발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장관이었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입장은 2007년 11월 16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송민순 외교부장관의 찬성 입장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한 사안"이라며 '11월 18일 회의에서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비서실장이 수용했다'는 송 전 장관 주장을 반박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자신이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자고 했다는 송 전 장관 주장에 대해 "사리에 맞지 않는 얘기다. 북한의 대답이 뻔할텐데 뭣하러 물어보겠느냐"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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